
케네디 대통령 암살과 루터킹 목사의 암살장면으로 시작되는 이작품은 인간 폭력의 근원이 무엇인지를 성경 창세기 에덴 동산과 오버랩 하여 보여준다. 그리고 카인이 동생 아벨을 죽이는 행위가 인류의 파괴적, 폭력성의 근원이라는걸 암묵적으로 보여준다
이 작품은 연극적인 요소와 행위 예술적인 요소가 잘 어울어져 더욱 역동적으로 표현하여 1975년 국내 초연시부터 충격적 화제를 불러일으켰고 당시 표현의 자유에 목말랐던 대학극에서도 자주 공연된 작품이다.

[극작가의 머리말]
연극은 전자 예술이 아니다. 영화나 텔레비전하고는 달라서 연극은 같은 장소에 관객과 연기자가 동시에 실제로 있어야 한다. 이것이 무대가 지닌 독특하고 중요한 이점이요, 기능이어서, 연극은 본디 종교적인 기능 때문에 단체 의식을 위해 사람들을 함께 모아야 했고, 그 모임에서는 배우란 어떤 면에서 사제(司祭)였고 관객은 일종의 성찬식에 배우들과 더불어 참여했다. 무대의 이런 기능을 인정한다면 극작가가 하는 일이란 "연극을 쓴다."기보다 "예식을 마련"하는 것이다. 이 제전에서는 언어가 한 부분을 이루지만, 공식적인 종교 의식에서나 마찬가지로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하지는 못한다. 중요한 점은 관객과 행위 사이에 어떤 일이 벌어지느냐 하는 것이다. 이 제전을 구성해나가는 모든 순간에 극작가는 스스로 이렇게 따져봐야 한다. "관객은 지금 무엇을 경험하고 있는가?

그들은 이 여행에서 어느 지점에 이르렀으며, 다음에는 어디로 이끌어가야 하는가?" 관객을 위한 "여행"은 고대의 어느 성찬식이나 성인식 못지않게 정성껏 마련되어야 한다. 하지만 그 형식은 현대적인 사고 과정을 반영해야만 한다. 그리고 우리들은 직선을 따르듯 생각하지를 않는다. 개념들이 서로 겹치고, 주제들이 반복되고 본디 형상과 사건들은 양상을 바꿔가며 인간의 이성을 지배한다. 이 작품의 창조는 우리들의 이성과 삶을 지배한다고 여겨지는 어떤 개념들과 영상들의 탐험이었다. 이 작품에서 본능을 따르느냐 마느냐 하는 최후의 기준은 오직 이것뿐이었다. 우리들의 삶에서, 우리들의 사고에서, 그리고 무대에서의 연출에 있어서 그것은 효과적이었던가, 그렇지 않은가? 제전의 창조에서는 "생략"이 큰 부분을 차지한다. 나로서도 많은 어휘와 주인공과 장면들을 생략했다. 그리고 가장 고통스러운 일이었지만 나는 전통적인 연극에서의 직선적인 표현과 대치시키기 위해 내가 생각해 내었던 어떤 엄밀한 구성상의 개념들도 생략했다. 하지만 장례식이나, 천주교의 미사나, LSD의 환각 여행이나, 종교 재판이나, 현대추리 극 따위, 그런 면에서 좋은 요소들은 이 제전의 구성에 남아있다. 그리고 또한 긴 토론과 즉흥적인 표현과 심지어는 말로 표현하지 않는 공통된 감정도 마지막 부분 어디엔가 남아 있는데, 아마도 사실상 우리들이 기억하는 것보다 훨씬 많을지도 모른다.
만일 다른 극단에서 (뱀)을 공연하려고 한다면 나는 그들이 어휘와 동작을 뼈대로만 사용하고, 살은 그들이 스스로 붙이기를 바란다. 그 까닭은 (뱀)이 이 작품을 공연하는 사람들의 마음과 삶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나는 우리들이 연기자와 관객을 함께 결속시키는 어떤 관념, 어떤 영상, 어떤 감정들을 발견하고 표현하며, 이런 영상, 이런 개념, 이런 감정들이 공통적인 요소임을 터득할 만큼 인간이 자신의 심층을 충분히 깊이 파고들었다고 믿고 싶다. -- 쟝-클로드 반 이탤리

장클로드 반 이탤리(Jean-Claude van Itallie)는 새로운 世代의 극작가이다. 그는 새로운 미국연극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오프오프 브로드웨이 劇界를 대표하는 의욕적인 극작가 중의 한 사람이다. 그는 1936년 벨기에의 브뤼셀에서 태어났지만 나치의 침략의 砲火에서 벗어나 1940년 양친과 함께 미국의 롱아일랜드로 移住, 1958년 하바드 대학을 졸업한 후 그리니치 빌리니지에 거주하면서 TV대본과 戯曲을 썼다. 조셉 체이킨이 주도하는 오픈 디어터의 창단단원의 한사람으로서 특히 실험극단을 위하여 작품을 썼다. 그의 작품으로서는 《戦争》(1965)과 1966년 11월 6일 포케트 극장에서 상연하여 대호평을 받아 634회라는 長期興行을 본 3편의 単幕劇으로 꾸며진 <아메리카 萬歲> 등을 들 수 있다. 작품 <뱀>(The Serpent)은 1968년 유럽순회 공연이라는 형태로 발표되었다가 정정을 보태 1970년 뉴욕에서 상연되었다. 반 이탤리가 일단 작가로 되어있지만 台本은 조셉 체이킨을 비롯하여 오픈 디어터의 단원들이 협력하여 만들어내, 어떤 의미로는 集団創作이라 할 수 있다. 이 공연은 이탈리아· 스위스· 독일 덴마크 등 각곳에서 熱狂的인 환영을 받았다. 희곡 <뱀>은 그 작품이 강하게 딛고 있는 문제의식보다도 희곡 구조를 보거나 연극 형식으로 보거나 새로운 전위적인 수법을 대담하게 구사한 이질적인 작품이다. 현대의 위기는 인간 조건의 상실에서 기인됐으며, 그 要因은 온갖 暴力에서 초래됐다고 보는 반 이탤리는 <뱀>에서 폭력은 인간 역사와 더불어 시작됐고 인간 역사가 계속되는 한 소멸되지 않는다는 명제를 《구약성서》의 창세기 이야기와 현대에 있어서의 충격적인 사건인 케네디 대통령 암살과 킹 牧師의 저격사건을 병렬的 수법으로 제시했고 고발했다. 현대인은 얄팍해만 가는 살얼음장 위에서 폭력 앞에 떨고 있다. 마치 얼어붙은 별들처럼..... 그는 자기 작품을 통해 폭력성을 비판했을 뿐만 아니라 고발한 <뱀>은 폭력성에 대한 그의 분노의 횃불이기도 하다. 그 분노는 넓은 의미에 있어서 그의 숙명처럼 되어있다. 충격적인 것을 통해서 냉혹한 현실을 스스로 자각케 하며 비통한 오늘과 내일을 느끼게 해주는 현실의 증언자이다. 그리고 반 이탤리의 희곡 구조에는 표현주의적인 수법의 색체가 농후하다. 표현주의는 간결한 무대,구성의 세분화, 극단적인 장면의 전환, 현실을 소재로 해서 그대로 작품에다가 조립하려는 몽타주적인 구성, 등장인물의 특정한 이름이 없고 다만 아버지 혹은 아들같이 신분관계와 직업 성별만을 나타내는 보통명사로 되어있는 것이다. 즉 극중인물은 개별적인 인간으로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전형적인 존재로서 다루어 왔다. 그러나 반 이탤리는 表現主義의 이념으로서의 영향을 받은 것보다 수법상의 영향이 크다고 본다. 양식무대와 조명효과는 물론이거니와 공격적이며 충격적인 <검은 表現主義>라고 말할 수 있는 색채가 그의 작품에 강하게 깔려 왔다. 그의 특색으로서 舞台音感이 강한 대사와 음악성이라든가 무용적인 신체의 움직임이라든가, 모놀로그. 팬터마임. 코러스의 사용이라든가, 극단적으로 압축된 대화, 그리고 암시적인 동작은 그가 연극의 본질적인 자체를 중요시 여기고 있음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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