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의 원제는 '튜브의 형이상학'이다. 노통의 특기, 과장의 미학이 엿보인다. 내용 또한 자신을 신이라 믿는 어린애의 얘기다. 이 아기는 확실히 다른 아기와는 다르다. 우선 울지 않는다. 울음은 아기가 살아 있다는 증거이자 그만한 나이에 할 수 있는 유일한 의사소통이다. 울음의 부재는 곧 관계의 부재고 관계의 부재는 곧 존재의 부재다. 아기는 고심끝에 결론을 내린다. 천상천하 유아독존, 나는 신이로구나. 지고의 숭배 대상이자 유일한 신인 아기가 하는 일은 먹고 싸고 먹고 싸는 일이다. 먹기만 하면 싸는 걸 보니 입에서 똥구멍까지 수직의 튜브로 연결되어 있는게 분명하다. 아기는 고심끝에 신의 본질에 대한 결론을 내린다. 신은 튜브다. 두 살이 넘어갈 즈음, 분노한 아버지가 독생자를 내려 주듯 아기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