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의 현직은 고물장사이다. 어느 날 사내는 고물을 정리하다가 저마다의 고물들에 얽힌 사연들에 대한 제 나름대로의 상상에 빠져든다. 처음에는 자신이 연기자가 되어 관객들을 모아 놓고 굿한판을 신명 나게 벌이며 사람들의 운수대통을 빌어준다고 한다. 비나리를 비롯해서 타령. 대중음악. 여러가지 노래를 하며 여흥을 돋은 후 자신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사회상과 부부상. 또한 경제· 정치· 윤리, 도덕, 종교 등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좌충우돌하며 기염을 토하는데 마침 고물수집에서 돌아온 마누라는 그 모양을 보고 발길로 힘껏 걷어찬다. 아뿔사! 일장춘몽이었던 것이다. 번쩍이던 물건들을 모두 다시 고물로 변하여 얌전히 제자리를 지키고 있고 허황되게 우쭐대었던 자신은 다시 본래의 고물 장사이고… 한 시대의 정치·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