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두식은 밤비 내리는 영동교를 홀로 걷다가 국가정보기관에 붙잡히게 된다. 시인인 연두식은 그날 한강에 대한 장 시를 탈고한 상태였다. 누구도 축하해주지 않는 시 탈고를 혼자 축하하고 싶었지만, 좌익분자 연두식과 이름이 단지 같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혹독한 심문과 취조를 받게 된다. 그 날 영동교에는 연두식 혼자가 아니었다. 반정부운동의 조직책인 검은바바리남자와 흰바바리여자가 있었고 우산 없는 남자도 있었다. 바바리남녀는 반정부운동의 또 다른 조직책과 접선하기 위해 영동교에 나갔었고, 우산 없는 남자로 불리는 깡패는 다른 조폭과 협상을 맺기 위해 영동교에 나갔었다. 바바리남녀와 우산 없는 남자는 각자의 암호를 사용하여 또 연두식은 시상에 사로잡혀 그들의 대화는 점점 아귀가 맞아 들어가고 그만 서로의 정체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