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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드리히 실러 '빌헬름 텔

프리드리히 실러의 5막으로 된 희곡 〈빌헬름 텔〉은 스위스의 발트슈테텐에 있었던 역사적 사건 - 예를 들면 삭소 그라마타쿠스의 '게스타 다노룸' - 과 '티드렉의 전설'에 나오는 사과 쏘기 전설을 그 소재로 하여 쓰여 진 작품으로 많은 역사적 의문을 내포하면서도 스위스의 독특한 민속극으로 그 뿌리를 내리고 있다. 〈빌헬름 텔〉은 1804년 3월 17일 바이마르의 궁정극장에서 처음으로 상연되었는데, 오스트리아의 포악한 압제적 통치에 항거하여 독립운동을 꾀하는 발트슈테텐의 3주(州}의 주민들과 주인공 텔의 긴장관계 속에서 전개되는 자유를 위한 투쟁의 이야기다. 실러는 주인공 텔을 선두로 스위스의 자유민들이 총독 관의 폭력에 맞서 어떠한 희생을 치르며 어떻게 대항하고 있는가를 잘 묘사해줌으로써 자신의 최고개념..

외국희곡 2023.10.18

박재서 '운수대통, 만사형통'

사내의 현직은 고물장사이다. 어느 날 사내는 고물을 정리하다가 저마다의 고물들에 얽힌 사연들에 대한 제 나름대로의 상상에 빠져든다. 처음에는 자신이 연기자가 되어 관객들을 모아 놓고 굿한판을 신명 나게 벌이며 사람들의 운수대통을 빌어준다고 한다. 비나리를 비롯해서 타령. 대중음악. 여러가지 노래를 하며 여흥을 돋은 후 자신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사회상과 부부상. 또한 경제· 정치· 윤리, 도덕, 종교 등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좌충우돌하며 기염을 토하는데 마침 고물수집에서 돌아온 마누라는 그 모양을 보고 발길로 힘껏 걷어찬다. 아뿔사! 일장춘몽이었던 것이다. 번쩍이던 물건들을 모두 다시 고물로 변하여 얌전히 제자리를 지키고 있고 허황되게 우쭐대었던 자신은 다시 본래의 고물 장사이고… 한 시대의 정치·경제·..

한국희곡 2023.10.18

조은주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는'

전업 작가인 ‘지수’는 소외된 존재들의 고통을 진정성 있게 그려 세상에 빛과 희망이 되는 작품을 완성하려 애쓰지만, 정작 그녀의 주변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소외는 알아차리지 못한다. 그녀의 작품 속 인물들인 방임아동, 자립준비청년, 길고양이가 냉혹한 세계와 마주한 어려움을 이겨 내고 희망찬 미래를 그려내는 동안, 그녀의 주변에 실제로 존재하는 인물들은 차가운 현실을 견뎌내지 못하고 끝내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이 작품은 이 사회의 소외된 존재에 대한 진정한 인식을 일깨우기 위해 기획되었다. 작품의 주인공인 작가 ‘지수’는 자신의 소설을 통해 소외된 존재에 대한 진심을 호소하지만, 정작 그녀의 주변에서 실제로 벌어지는 소외에 대해서는 끝까지 알지 못한다. 이처럼 작품을 통해 소외된 자들의 고통과 세..

한국희곡 2023.1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