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6년 원산 바닷가 마을에서 태어나 홀어머니 슬하에서 자라난
홍성걸(김학철의 본명)은 원산 제2공립보통학교 시절엔
'원산 제네스트(총파업)'를 목격하고,
서울 보성고등보통학교에서는 '광주학생운동을 지지하는 동맹휴학에 참여한다.
문학으로 접하기 시작한 세계에 대한 관심과 식민지 조국의 현실에 대한
고뇌가 쌓여가던 시절, '윤봉길 의사'의 의거와 '황포군관학교에 재학 중인
조선 학생들에 대한 기사를 접하면서 19살의 나이에 가족에게조차 비밀로 하고
혈혈단신 상해로 떠난다.
이후 <의열단> 행동대원과 〈조선민족혁명당> 당원으로서 일제에 저항하는
의열 투쟁과 항일 선전 활동에 참여한다.
'중일전쟁'이 시작되자 황포군관학교에 입학하여 군사훈련을 받으면서
군관(장교)이 되어, <조선의용대> 대원으로 본격적인 항일전선에 참여한다.
강남 전선에서 중국 국민당 중앙군의 지휘를 받으며 유격전과 선전공작 활동을
벌이다가 끝내 북상하여 중국 공산당 팔로군과 연합하여 대일항전의 최전선에
서게 된다.
작가이자 연출가인 김재엽의 작품 세계를 담당하는 한 축은 역사이다. <최후의 분대장>은 독립운동가이자 문학가인 김학철 선생(2016~2001의 소년시절부터 독립운동과 이사하야 형무소 수감 시절까지의 삶을 다룬 작품이다. 소년 홍성걸(본명)과 독립운동가 청년 김학철, 그리고 이 둘의 삶이자 격동의 현대사를 온몸으로 부딪쳐 왔던 노년 김학철이 서로를 마주한다. 이 역사적 응시에서 포착되는 숭고는 김학철 선생의 삶과 함께 나라를 위해 희생했던 조선의용군 소속의 영웅들. 허나 역사적 기록과 기억에서 휘발될 위기에 놓여있는 이들의 목소리이다. 작품은 여기서 더 나아가 당시의 도큐먼트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그때/거기에 숨쉬고 있는 이들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전달한다. <최후의 분대장>은 우리가 지금/ 여기에 발 딛고 있을 수 있는 이 응당의 자리에 대해 사유케 한다.
작가의 글 - 김재엽
조선의용군 최후의 분대장 김학철(1518-2001) 선생님의 삶은 최후의 순간까지 격동의 현대사를 격정적으로 살아간 위대한 삶의 여정이자, 한국 현대사의 사각지대에서 잊혀지고 말았던 정의로운 사람들의 보고입니다. 무대에는 '조선의용군 최후의 분대장' 김학철 선생님의 삶과 죽음의 시간이 흐릅니다. 2001년 9월에 영면하신 선생의 유골이 유언대로 두만강을 거쳐 동해를 타고 고향인 원산 앞바다에 도착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작품을 준비하였습니다. 식민지시대에 태어난 김학철 선생님은 일본제국주의에 맞서는 '전사'이자 '작가'로서 동시대를 올곧게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고뇌하고 몸소 행동에 옮기셨습니다. 동시에 자신의 삶의 여정에서 만났던 잊혀진 사람들을 기억하여 그들과 함께한 시간들을 소중하게 작품으로 기록해 놓았습니다. 무엇보다 어떠한 역경 앞에서도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삶의 지혜와 밝고 건강한 웃음을 잊지 않으셨습니다. 오늘 관객 여러분께 그런 김학철 선생님의 지혜와 웃음이 전해지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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