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락했지만 뼈대있는 양반 집안의 막내로 1930년경 태어나, 비록 정규학교
교육은 못 받았지만, 인간의 법도에 대한 가정교육은 철저히 받았고, 똑똑하여
사리분별이 바르고 분명던 마미. 어려운 가운데도 자신에 대한 엄격함과
품위를 잃지 않는다. 전형적인 우리의 어머니상으로 너무나 착하고 어질기에
고생하는 모진 운명의 여인이다. 남편과 운명적으로 만나 1947-8년경 결혼.
결혼 얼마 후 운명이 바뀌는 비극적 상황을 당하는데, 6. 25동란 때 미군 흑인에게
강간을 당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 여러 번 시도하지만 남편의 만류로
성공하지 못하고 그러다가 임신한 것을 알고 악착같이 살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아들을 낳았으나 흑인 혼혈이라 개똥이의 존재를 딸에게까지 철저하게
숨길 정도로, 슬픈 운명을 혼자 떠안고 속으로 속으로 삭이는 여인.
그러나 강인한 생명력.... 전쟁 중인 1951-2년경 딸 해심을 출산한다.
이해심 많던 남편이 전사한 후 재혼하라는 주위의 많은 유혹을 뿌리치고
혼자서 아들 개똥이와 딸과 살아온다. 그러다 개똥이를 어느 보육원에 맡겼다가
미국으로 입양된 것을 나중에 알게 된다. 한편 딸 안해심은 먹고 살기에 바빠
항상 밖으로 나도는 어머니 때문에 외롭게 자란다.
반면에 독립심, 이해심, 희생정신 등은 강하다. 항상 "죽은 아들" 타령하는
어머니로 인하여 소외감을 느끼지만, 그 오빠에 대한 호기심도 강하다.
그러나 어머니는 오빠에 대해서 자세한 이야기를 전혀 해주지 않는다.
이러한 외로움을 이기지 못하고, 한때는 엄마에게 반항하지만, 엄마와 오빠의
사연을 알고나서부터는 엄마를 이해하게 되고, 속 깊은 사랑을 느낀다.
국비장학생으로 간호사가 되어 미국으로 이민와서 엄마를 초청한다.
아들을 찾으려는 엄마를 헌신적으로 돕는다. 그러나 엄마가 드러내놓고
찾으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별 성과 없이 세월만 흐른다.
그런 엄마의 심정을 이해하려 애쓴다. 독신으로 엄마와 둘이서 지낸다.
그러다 LA폭동 때 안해심은 죽고 할머니는 머리를 다쳐 기억이 많이 지워져
온전하지 못하다. 이에 교포 신부와 라디오 방송국 명기자, 그리고 정신과 의사,
피양캠 등이 할머니를 도와 연극을 통한 할머니 기억살리기에 나선다.
때마침 한미 혼혈인 잭슨이 잃어버린 엄마를 찾는다고 하여 할머니를 만나는데....
마미의 기억은 돌아올까? 그리고 깨똥이는 찾을까?
미국에서 일어난 LA폭동의 소용돌이에서 괴한들의 흉기에
머리를 맞아 기억상실증에 걸린 데다 딸마저 잃은 한 할머니가
정신과 의사의 도움으로 기억을 회복하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그 당시 미국에 체류중인 원로 영화배우 최은희씨가 이 작품에 출연해
LA에서 이효영 연출로 공연하였다. (199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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