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감한 군인이 있다.
사격, 태권도, 총검술 등 뭐든 잘한다.
그리고 포상휴가를 나온다.
낚시터에 나타난다.
낚시꾼들이 낚시하고 있는데...
계속 대어를 낚아올린다.
구미가 당긴 군인은 낚시꾼1에게
이 자리와 낚시장비를 팔라고 한다.
실랑이하다 돈을 주고 낚시꾼1을 보낸다.
낚시하는 군인.
안 잡힌다.
피래미 하나 구경을 못한다.
낚시꾼2는 옆에서 계속 대어를 낚는다.
신경질 난 군인,
낚시꾼2에게 자리를 바꾸자고 한다.
거부하는 낚시꾼2.
돈으로 달래며 설득하는 군인.
그래도 거부하는 낚시꾼2
더블로 돈을 더 주는 군인.
그래도 거부하는 낚시꾼2
총으로 협박하는 군인
도망가는 낚시꾼2
혼자남은 낚시터에서 다시 낚시하는 군인.
안 잡힌다.
피래미 하나 구경을 못한다.
낚시터 물고기들을 총으로 협박한다.
그래도 안 잡힌다.
폭탄으로 협박한다.
미친듯 고함을 치다가 도화선에 불을 붙인다
도화선이 타 들어간다. 폭파한다.
낚시터가 폭파했다. 사방에 고기들의 파편이 즐비하다.
피빛이다.
미친듯이 웃는다. 미친듯이 웃으며 고함치며
갈기갈기 찢어진 고기들을 짓밟는다.
군인의 할 일을 용감하게 완수했다는 듯이
거수경례를 한다.
끝난다.
뭐든 잘하는 훌륭한 군인이
낚시터에서 와서 낚시를 하는데
아무리 애쓰고 별별 방법을 다 써봐도 한 마리도 잡히지 않자
폭탄으로 낚시터를 폭파해버리는 황당한 이야기다.
1980년에 초연된 이 마임극은 당시 막강한 신 군부 권력 하에서
누가봐도 그것을 풍자한 내용으로 보이는데, 아무튼 대단한 내용이며
재미있는 작품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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