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소녀는 미영, 세인, 희진이다. 고3 동갑내기 친구다.
미영이 학교 근처 술집 사장인 춘풍에게 성추행을 당했고, 그 복수를
하겠다고 세인, 희진은 각종 잡기류(과도, 밧줄, 충격기, 테이프 등)을
가지고 춘풍을 수면재로 재워 모텔 방 화장실에 납치해 온 상황.
그리고 미영을 기다린다. 곧 미영이 들어온다.
미영은 왜 늦게 불러 내냐 하고 둘은 미영이 그간 힘들었음을 이해한다며
우정으로 이 일을 벌렸다고 한다. 직접 화장실에서 쓰러져 있는 춘풍을 본
미영은 더 놀란다. 이건 중대범죄라고 자신은 상관없는 일이라고 발뺌한다.
한동안 셋의 실랑이가 이어지고 미영의 남친과 희진이 몰래 만났다는 둥
서로의 비밀폭로로 어수선해진다. 상황은 예기치 못한방향으로 흘러가고,
그들의 밤은 걷잡을 수 없이 악화일로를 걷게 되는데... 그러다 과도가 등장하고
밀치다가 화장실로 튕겨지고 잠시 후 칼을 들고 나오는 춘풍.
성추행범 앞에 선 세 소녀는… 어떻게 될까…?
19살의 세 소녀들. 첫 대사부터가 범상치가 않다.
친구를 위해 대범하게 춘풍을 납치해 복수를 해준다하지만
그 과정은 어설프기 그지없고, 그 안에서 슬쩍슬쩍 보이는 소녀들의 속 얘기는 짠하다.
몸은 이미 다 성장한 듯 어른행세를 하지만,
마음은 아무리 포장해 봐도 결정적 순간엔 파리하게 떨려버리는
어쩔 수 없는 '소녀'들이다. 몇 달이 지나 스무살이 되면,
아니 이 고비를 넘기면 소녀들은 20살, 진짜 어른이 될 수 있을까?
작가의 말 - 송천영
이곳에 세소녀가 있습니다. 열아홉. 성인이 되기 전 마지막 문턱, 기저에 깔린 우울과 불안, 혼란과 외로움. 자기연민과 혐오가 하루에도 수차례 오르내리는 시기. 불온한 밤이 성년의 경계에 선 소녀들에게 손짓합니다. 그들은 연대하고, 비밀을 공유하며, 거짓말을 합니다. 그러다 너무도 납작한 얼굴로 붙어있는 자신의 실체를 마주하게 됩니다. 소녀들은 함께 경계를 넘어섭니다. 그렇게 그들은 원하든 원치 않았든 오늘 밤 어른이 됩니다.
발표작 : <애쉬(Ash)-부르잖아요, 김재일씨>, <인싸이드(人-cide)>, <산난기>, <경제인> 등
'한국희곡'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강훈구 '발목' (1) | 2024.08.24 |
---|---|
하유상 '메아리' (1) | 2024.08.24 |
최정 '안녕, 오아시스' (1) | 2024.08.21 |
뮤지컬 '바다를 내 품에' (1) | 2024.08.20 |
류수현 '믹스와 아메리카노' (1) | 2024.08.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