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함수남 '별빛 속에 서다'

clint 2024. 6. 10. 07:18

 

 

 

한 사람의 이기주의가 여러 사람을 불행으로 몰아내는 경우를 너무 자주 본다.

"나만한 애국자 있으면 나와 보라고 해"

"나만큼 가족을 위해 애쓰는 사람이 있나 찾아 봐.”

이건 분명 자만이요 독선이다. 그런 사람이 많을수록 숨죽인 신음소리는 높아만 간다.

제발, 어머니, 그 자만일랑 벗어 버리세요. 그리고, 앞 단추를 여세요.

우리가 바라는 건 돈이 아니예요. 우린 다만 어머니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쿵쿵 울리는 어머니의 심장소리를 들으면 그만이에요. 정말 그만이에요. (대사중 발췌)

 

 

 

한때는 부모의 보살핌으로 두 아들인 지석과 지훈은 

별 문제없이 성장해 왔는데
아버지의 교사직 봉급으론 애들 교육까지 여의치 않자 

어머니는 아버지를 닥달해 퇴임시키고 그 퇴직금으로 

어머니가 다방업을 하게 되고 조금 자리를 잡자 집은

파출부에게 맡기고 아예 오피스텔에서 기거하며 사업에만 열중한다. 

화목하던 가정이 사랑과 관심의 고갈로 아버지는 매일 

술에 취해 무능력자, 심약자가 되고,

성년이 된 형이 정신병원에 입원하게 되는 등 가정이

파탄지경에 이르게 되고 고교2학년 지훈 역시 탈선하기 시작한다.

지훈의 담임선생님은, 계속 지훈과 그의 어머니를 상담으로

서로의 잘못을 깨닫게 한다. 


현대 산업사회와 물질만능시대에 살아가며 

왜곡된 부모들의 교육가치관과 인생관, 

미래관에 대한 경고가 되지 않을까? 

어떤면에서 보면 이미 식상하고 진부한 소재라는 느낌도 들지만 

작품을 쓴 작가(당시 교직근무 중)의 경험이 녹아들어서인지 

학생을 바라보는 선생의 눈이 예사롭지 않다. 

그리고는 지훈의 어머니를 만나 지훈이나 지훈이 형이 원하는 것은 

돈이 아니라 부모의 사랑이라고 말한다. 

돈에 얽매여 가족을 위한다고 생각하는 이면에 그 그림자가 

한선생의 노력으로,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성찰을 통하여 

극복하고 미래에 대한 믿음을 가질 수 있게 하는 

희망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특히 작가는 빠른 진행을 위해 막이나 장면 변화 없이 

바로 과거의 장면을 삽입하여 쉽게 

그리고 빠르게 전달되어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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