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김기정 '빈센트 반'

clint 2024. 6. 10. 20:01

 

 

'유동하는 젊은 여자 '유이'를 모델로 삼아 열정적으로 그림을 그린다.

그때, 젊은 화가 '예성'에게는 병원에서 전화가 걸려온다.

그의 아버지가 시골 병원에 혼수상태로 있다는 것이다.

그의 아버지는 바로 '유동하'이다. 그는 꿈속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다.

예성에게 있어서 아버지는 자신이 하고자 하는 그림을

반대하는 장애물이자, 물질주의 현실에 찌든 사람이었다.

그런 동하는 꿈속에서 그림을 그린다. 예성이 병원에 찾아가

소란을 피우는 동안 동하는 혼수상태에서 깨어난다.

깨어난 동하는 꿈에서처럼 계속 그림을 그리려고 한다.

그림을 경멸하는 자가 그림을 그린다는 것을 용납할 수

없었던 예성, 하지만 아버지는 아들을 기억하지 못한다.

기억상실증후군'으로 인해 동하는 오래전 그가 그림에 온

열정을 불태우던 시절로 이동한 채 의식이 돌아왔기 때문이다.

그 후로 동하는 정신착란 증세를 보이면서

과거 환상과 현실을 오가는 가운데 과거의 연인이자 아내,

예성의 어머니 '유이' 를 다시 만나게 된다.

한편 예성은 이미 오래전 자신이 어릴 때 돌아가신

어머니의 이름을 부르며 그림을 그리고 열정을 불태우는

아버지의 모습에서 자신의 모습을 조금씩 발견하게 되고,

그제서야 한 걸음 씩 아버지를 이해하며 다가서게 된다.

 

 

작가의 글 - 김기정

나의 자화상을 내가 직접 그린다면 과연 어떤 그림이 나올 것인가? 나는 지금 나의 모습을 온전히 볼 수 있을까? 인생을 살아오면서 우리는 자신의 모습이 여러 번 변하는 것을 보았을 것이다. 과거 ''의 모습과 지금 ''의 모습은 엄연히 다르다. 특히, 어느 순간부터 누군가에게 무엇이 된다면, 누 군가의 아버지, 어머니로서의 삶을 살게 된다면 각자의 삶보다는 다음 세대를 위한 삶으로 인생의 길이 달라지곤 하기 때문이다. 그 이전에 본래 가졌던 자신의 모습은 깊은 기억 속에 묻어둔 채 살아 간다. 우리는 지금 완전한 ''로 살고 있는가? <빈센트 반>은 기억 어딘가에 조각난 기억의 파편들을 다시 집어 들어 빛을 비추어보고자 한다. 까맣게 잊고 있던 기억들을 다시 들추어보는 것이다. 빈센트 반 고흐처럼 열정이 넘치던 그때를 기억 한다. 현실 속에서 과거의 환상이, 과거의 환상 속에서 현실이 교차하면서 과거와 지금 ''의 모습이 강하게 대비된다. 그 대비는 나라는 존재를 더 분명히 볼 수 있게 하는 거울이 된다. 그리고 우리는 그 거울을 보고 빈센트 반 고흐처럼 각자의 자화상을 그려본다.

 

 

 

빈센트 반은 극중 동하의 별명이다.

'한국희곡'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로마 '홍두깨'  (1) 2024.06.12
차근호 '깐느로 가는 길'  (2) 2024.06.11
함수남 '별빛 속에 서다'  (2) 2024.06.10
김혁수 '서울에 온 팥쥐'  (2) 2024.06.08
황석연 '사과나무 꽃'  (1) 2024.0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