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김영근 '전심마취'

clint 2024. 5. 19. 19:40

 

돌팔이 의사가 있다.

조선족 출신 의사인 수길을 불법 채용하여 노동 착취하듯

수술을 맡기고 자신은 원장으로 돈벌이에 혈안이다.

요실금으로 찾아온 울분녀도 수술이 잘못되었는데

오히려 바가지를 씌우는 철면피 악덕 의사이다.

불법인 동물병원도 겸업한다.  

그런 후에 눈병에 걸린 원숭이를 치료하러 온 여자에게

상태를 보고 치료를 한다고 원숭이를 며칠 입원토록 한다.

한편 수길은 원장의 구타 등 행위가 괘씸하고 게다가 중국어선에

불법으로 입국하려던 조선족들이 떼죽음당하는 일이 벌어지고 그 중에

수길의 친구도 죽은 것을 알게 된다.

원숭이 수술을 하라고 지시하는 원장을 묶고 원장의 눈과

원숭이 눈을 바꾸는 보복을 한다. 덤으로 가슴 털도 이식한다.

 

 

<작가의 글 : 김영근 >

"늘 큰 눈을 갖고 싶어하던 돌팔이 의사에게 원숭이의 눈이 이식되고

병균이 득실거리던 원숭이의 눈이 돌팔이 의사에게 이식된다.

서로의이 바뀌게 되는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인간이 원숭이의 눈으로 세상을 보면 어떤 모습일까?

또한 원숭이가 사람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어떻게 보일까?

희곡전신마취는 원숭이와 사람의 눈이 서로 바뀐다는 극단적인 설정으로

나 아닌 타자의 처지가 되었을 때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 보았다.

늘 익숙한 시선만으로 세상을 바라보기보다는 익숙하지 않은 눈으로

세상을 바라볼 때 세상은 더 다양하게 느껴질 것이다.

어떤 자리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이미 존재하는 세상도

전혀 다른 모습으로 다가올 것이기 때문이다."

 

 

김영근

 

2001년 월간문학에 희곡이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하였으며, 작품으로 '장난', '혼자묵는방', '생방송 물고기'등이 있습니다.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에서 문예창작을 공부했습니다.

현재 글틴 쓰면서 뒹글뒹글 생활 글 게시판 운영자로 활동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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