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은 대도시의 중심가 정신병원의 환자실을 무대로 설정,
환자 A, B 의사와 사내C를 등장시켜 등장인물 사이에 일어나는 갈등을
상징적으로 그린 것이다.
윤조병작가는 여기서 현대의 메커니즘을 잿빛으로 상징화 시키고,
거기에서 소멸되어가는 인간의 순수성, 획일화로 인한 개성의 상실을
온몸으로 그리워하는 인간상을 그리고 있다.
발전이라는 명목 아래 사람들은 그 목적을 위한 하나의 수단이고,
그 명목은 그 자신을 옭아매는 것이다.
도시 정신병원에서 인물들이 바라는 염원의 발현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각 인물들의 염원은 순수한 자연으로의 회귀이다.
자연 세계와의 소통을 갈망하는 여환자의 염원은 '잔나비'로 표상되었고,
남환자는 도시의 소음을 거대한 땅덩이의 딸꾹질로 인식하며,
'땅덩이의 딸꾹질을 멎게 하겠다'는 염원이 있다.
여 환자는 지속적인 처벌에도 멈추지 않는 고속도로에서의 배설행위를 통해
세찬 물줄기를 만들고 있다.
이들의 염원은 결국 인간에 의해 길들여져 이용당하는 '자연'의 모습,
스크린 속 신음하는 인간의 모습과도 같은 자연의 상태,
자연의 순수성을 보호해주는 모성애적 행위로 해석할 수 있다.
극은 자연과 인간문명이 충돌하고 있는 상황을 균형의 문제로 시각화 한다.
즉, 딸꾹질은 '평균대'와 그 평균대를 오르내리는 인물들을 통해서
무분별한 개발과 환경문제에 대한 경종을 울리고자한 주제의식을 심화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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