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남영로 '호호탕탕 옥루몽'

clint 2023. 1. 11. 12:44

 

<호호탕탕 옥루몽>은 조선 후기 남영로의 소설 <옥루몽>을 극단 스튜디오 나나다시가 '디바이징 씨어터' 방식으로 각색한 작품이다.

 

이곳은 옥황상제가 다스리는 천상계. 백옥루에서 잔치가 있던 날, 선관1()과 선녀5()은 시를 나누고 달빛을 즐기고 술잔을 기울이고 서로 희롱하며 놀다가 잠이 들었는데부처님과 옥황상제는 그들을 인간세상으로 귀양 보낸다. 양반가의 자제 양창곡으로 환생한 선관과, 기녀, 양반가 여식(윤소저), 권세가의 딸(황소저), 적국의 공주(일지련)로 각각 태어난 5선녀. 그들은 인간세상에서 차례차례 만나, 부부의 인연을 맺게 되는데….

 

 

 

1500쪽이 넘는다는 고전 원작이 100분 간 무대에서 펼쳐지는데, 수많은 인물을 구현하는 5명의 배우. 스토리를 놓치지 않으려면, 약간의 집중이 필요하다.

​기생(강남홍)과 양반가 자제 양창곡이 만나 평생의 인연을 약속하고 강남홍은 기생이라는 자신의 처지를 아는 고로, 양창곡의 정실부인으로 윤소저를 추천하면서 윤소저와 지기의 인연을 맺는다. 첩과 본처 사이인데, 지기의 인연이라.. 강남홍을 탐하는 탐관오리, 이에 죽음으로 정절을 지키는 그녀. But 그녀가 물에 빠져 자결 시도를 할 것임을 이미 간파하고, 베테랑 어부(여자)를 급파한 윤소저. 도망에 성공하고 백운 도사에게 각종 무술을 연마하게 된 강남홍과 여자 어부. 한편, 과거에 급제한 양창곡과 자신의 딸 황소저를 결혼시키려 하는 권세가 황모씨, 거절하는 양창곡. 이에 그를 귀양 보내 버린 황씨. 적국 군대가 쳐들어와 유배지에서 전쟁터로 가게 된 양창곡. 그는 부인 윤소저에게 기생 벽성선과 결혼했다고 통보한다. 결혼 안 하겠다고 귀양까지 가 놓고, 유배지에서 풀려나면서 양창곡은 황소저와 결혼한다, 권세가 딸로 엄마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자라 안하무인 황소저, 같은 시기에 결혼한 기생 벽성선을 못 잡아 먹어 안달하다가, 결국 자객 노파를 보내는데. 자신을 낮추고 자신의 죄도 아닌 죄를 반성하며 거적데기를 덮고 자던 벽성선. 그 벽성선에게 감복한 자객 노파. 이에, 노파는 황소저의 죄를 만방에 알리는데​시부모 봉양하면서 처첩 갈등을 무사 공평하게 다스리던 윤소저, 한편 전쟁터에 나간 양창곡은​ 무인 객으로 다시 태어난 강남홍과의 감격의 재회를 한다. 그런데 이번에는, 적국의 공주 일지련이 양창곡에게 홀딱 반하여, 적국의 장수 양창곡을 따라 가고 양창곡의 승리로 나라가 평안하게 되었는가~ 싶더니, 주색잡기에 빠진 천자. 그런 천자 바로잡는 사람이 또 우리의 양창곡. 결국 꿈이 깨면서 끝난다. ''으로 끝나는 제목처럼, 우리네 인생이 한낱 꿈과 같다는 뜻인가? 아니, 오히려 그 반대다. 집안일도, 나랏일도, 자아실현도, 어느 하나도 놓치고 싶지 않다는 작가의 강렬하고도 절박한 의지가 가득 들어간 따뜻한 작품이다.

 

 

 

원작 「옥루몽」은 19세기 조선 후기 남영로가 쓴 한국 고전소설이다. 총 64회에 걸친 몽자류 소설로, 하늘의 별이자 천상 세계의 신선이었던 여섯 선관이 인간 세계로 내려와 사랑을 나누고, 전쟁을 치르고, 부패한 정치를 바로잡고, 풍류를 즐기다 다시 천상계로 돌아가는 내용을 다룬다. 유교 사상을 토대로 불교와 도교 사상을 수용하며 들여다본 삶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당시「옥루몽」의 인기는 남녀와 상하 계층을 아울렀다. 하도 인기가 많아 순조 임금도 구해 읽고 '재밌지만 부인이 너무 많다'고 평했다는 일화가 있다. 저자 남영로는 흥미진진하게 펼쳐지는 이야기 속에 당대 현실 문제를 비판하고, 타고난 신분보다는 개개인의 능력이 인정받는 사회를 꿈꾸었다.「옥루몽」은 남성 주인공 양창곡을 중심으로 진행되지만, 그와 처첩 관계를 맺는 다섯 여인의 활약과 개성이 두드러진다. 천한 기생 출신이었지만 밖으로는 오랑캐를, 안으로는 부패한 정치세력을 몰아내는 강남홍과 벽성선, 군자로서 덕으로 가정을 지키는 윤소저와 잘못을 뉘우침으로 마음을 씻은 황소저, 오랑캐 출신이지만 강남홍의 기상에 반해 명나라 장수가 되는 일지련. 이외에 손삼랑, 춘월, 소청, 연옥, 노파자객 등 다양한 여성 인물이 등장해 이야기의 재미를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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