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김현묵 '욕'

clint 2020. 12. 4. 13:56

 

 

지하철 플랫폼. 막차를 기다리던 승객들이 열차에 타고 술에 취해 잠들어 있던 바우 노인은 텅 빈 플랫폼에 남게 되고 바우노인은 지나간 삶을 후회하며 이 열차에 뛰어들지 모든 걸 마감하려한 자신을 얘기하는데... 이때 무천이라는 인물이 나타나서 바우를 현혹시키며 젊은이로 바꿔놓는다. 그리고 무천과 바우는 거리와 술집을 돌아다니며 지나라는 여자를 만나게 해준다. 서로 탐색을 마친 지나와 바우 둘은 광란의 밤을 보내고... 간간이 황진이와 지족선사가 등장하여 과거와 현재가 엇갈리기도 한다. 얼마 후, 지나는 임신한 듯 애를 낳고 그 애를 죽이고... 다시 만난 바우와 지나는 그 일로 싸우고 결국 지나도 자살하는데 괴로워하는 바우를 데리고 귀신들이 사는 곳으로 데려간다. 여기서 각종 귀신들과 다시 난장의 밤을 보내고... 다시 지하철 플랫폼. 깨어나니 바우는 다시 늙어있고 떠나가는 무천은 난 네 안에 숨어있던 욕망의 덩어리. 이 세상을 악기처럼 다루고 싶어 하는 너의 욕망이야하고 사라진다.

다시 새벽 첫 지하철이 들어오고 바우노인은 열심히 살아야지.. 하며 끝난다.

 

 

 

작가의 글

사는 게 원래 이런 것인가.

그러나 다시 보면 짧은 순간들. 전광석화처럼 스쳐 지나간 시간들. 그 속에서 별빛 닮은 언어 하나건지기 위해 난 무엇을 했던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렇다. 삶이란 이렇게 간사한 것이다. 먼길 같으면서도 짧은 찰라 같은 것. 끝날 것 같지 않은 긴 터널 한가운데인 듯싶다가도 어느새 푸른 바다가 펼쳐지는가 하면 진초록 숲을 거닐다가도 폭풍의 소용돌이에서 제대로 눈도 뜨지 못하고.....

어쩌면 작가란 시간과 싸우는 존재인지도 모른다. 시간 사이사이, 어두운 뒷골목에 어른거리는 그림자의 정체를 쫓아다니는 허상의 몸짓. 손에 쥐었다 싶으면 사라지고 사라졌다 싶으면 다시 나타나는 숱한 의문부호들. 그래서일까. 채워지지 않는 모래 위에 꿈을 짓는다는 생각이 나비처럼 너울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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