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재봉틀만 돌리며 자식들을 키워 온 길녀.
그녀에게 조금씩 삶의 균열이 찾아온다.
길녀의 기억들은 흐트러지고 그것을 모르는 자식들은 저마다 떠안은 걱정거리만 늘어놓는데...
우연히 집으로 배달 온 소년과 마주치면서 가장 가슴 아픈 기억을 떠올리기 시작하는 길녀.
자식들은 그 모습에 황당할 뿐이다.
점점 기억이 흐려지는 길녀를 바라보는 자식들은 처음으로 가족사진을 찍기 위해 모이는데...
'늙은 연가'는 3남 1녀를 키운 노모 길녀의 삶을 통해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작품이다. 길녀는 치매로 기억을 잃어가고 있다. 그러나 가슴 한편에 묻어둔 가장 아픈 기억만은 더 선명해진다. 돈을 벌러 해외에 나갔다 사고로 죽은 첫째 아들 상호에 대한 기억이다. 상호는 재혼인 남편이 데리고 온 자식이지만, 낳은 아이들보다 더 애지중지하며 가슴으로 품었다. 작가는 "가족은 결코 깨어질 수 없다는 이야기를 하려 한다. 가족의 중요성을 생각해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극에는 현재의 길녀와 젊은 시절 길녀가 함께 등장한다. 30대 소리꾼이 과거의 길녀를 연기한다. 그녀는 삶의 무게를 뒤로 한 채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마음으로 기차역을 찾지만 자식들 때문에 고민한다.
젊은 길녀는 외친다. "자신을 위해 살아야지!"
노년의 길녀는 타이른다. "자식을 위해 살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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