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김성열 '수렴청정'

clint 2020. 11. 11. 12:30

 

 

수렴청정(垂簾聽政)은 정순왕후와 혜경궁 홍씨의 갈등을 그린 연극이다.

정순왕후는 영조의 계비다. 당시 영조의 나이는 66, 정순왕후는 15세로 조선 개국 이후 가장 나이 차가 큰 혼인이었고, 영조의 아들인 사도세자와 며느리인 혜경궁 홍씨보다 10살이나 어렸다. 남편인 영조의 총애는 깊었지만 출산을 하지 못했다. 남편 영조가 승하하고 손자인 정조가 즉위하자 왕대비로 승격되었으며 대왕대비로서 4년 동안 수렴청정을 행하였다. 정순왕후는 자신과 대립되는 소론 시파들을 대거 숙청하였으며 정조의 이복동생인 은언군과 혜경궁 홍씨의 동생인 홍낙임을 처형시켰고 정조가 설치한 장용영을 폐지하였으며 정조가 묵인하던 천주교를 대대적으로 탄압하여 남인과 소론 시파들을 축출하였다. 또한 정조가 내쳤던 김관주와 김용주 등의 노론 벽파 관료들을 대거 등용하였다. 1802, 정조의 유지에 따라 김조순의 딸을 순조의 왕비로 책봉하고 김조순을 영안부원군에 봉하고 관직을 제수하였다. 1803년 수렴청정을 거두고 순조의 친정이 선포되자, 순조의 장인이자 정조의 친위세력 이었던 김조순에 의해 대부분의 벽파 관료가 숙청되고 자신의 영향력도 약화되어 허망한 말년을 보냈고 1805년 경복궁 교태전에서 승하하였다.

 

 

 

 

혜경궁(惠慶宮) 홍씨는 영풍부원군 홍봉한의 딸로 사도세자의 정실이며 정조의 어머니다. 영조가 83세에 서거하고, 세손 이산이 25세의 젊은 나이에 등극하니, 그가 조선의 제22대 왕 정조이다. 정조는 아버지 사도세자에게 장헌(莊獻)이라는 시호를 올리고, 어머니 혜빈 홍 씨 역시 혜경궁으로 궁호를 높였다. 당시 왕실에서 혜경궁 홍씨가 제일 연장자였으나, 서열상 10살 아래인 정순왕후가 대비의 위치를 차지하여 왕실 서열상 제2위의 위치에 있었다. 1795(정조 19) 그녀가 회갑을 맞는 해에, 혜경궁 홍씨는 회고록인 <한중록>을 저술하였다. 한중록은 한 번에 쓰인 게 아니라 십수 년에 걸쳐 여러 번 쓰였다. 아들 정조가 죽은 후 벽파계의 공격에 의해 친동생이 사사당하고 아버지가 역적으로 다시 몰리자 그에 대해 변호한 것으로, 가문 원수였던 김귀주 계열, 벽파 계열에 대한 원한이 드러나 있으며, 친동생의 죄목이나 아버지에 대한 공격 등에 대해 정조 생전의 말이나 역사적 사실을 비교적 상세하게 거론하며 조목조목 변론하고 있다.

 

 

 

 

무대는 중앙에 수렴(垂簾)으로 보이는 가늘고 긴 여러 개의 줄을 천정에서부터 아래로 늘어뜨렸다. 장면변화마다 인경소리 같은 맑은 소리가 여러 차례 들리고, 백색바탕에 아름다운 문양이 들어간 궁중복식차림의 출연자가 등장을 한다. 남성 역할도 여성출연자가 하지만 탁월한 연기력으로 남성 못지않은 효과를 발생시킨다. 연극의 내용은 혜경궁 홍씨의 한중록을 축약해 전개된다. 연출에 의해 뛰어난 성격 묘사, 갈등의 생동감 있는 재현, 생생한 분위기 묘사, 절실하고도 간곡한 상황 묘사, 그리고 기구한 인물의 삶을 담아낸 입체적 구성 등으로 수준급 연극으로 탄생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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