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에 닳은 형사 유민호는 독종 건달을 취조하던 중
고시 공부하던 젊은 시절에 만난 관하 스님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단골 보신탕집에 들어 앉아 술을 마시며 민호는 손님과 주인에게 예전이야기를 하게 된다.
민호는 형사란 직업을 가지게 되면서 변해온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게 되는데…
2012 제5회 전국창작희곡공모전 대상 수상작 ‘뜰 앞의 개고기’는 서왕암에서 고시 백수 시절을 보낸 형사 유민호와 서왕암의 관하스님과의 인연을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다양한 유기적인 구성, 선문답을 주고받는 듯한 시청각적 무대로‘ 깨달은 자들의 경지를 알 수 있기 때문에 더욱 괴로울 수밖에 없는 인간의 삶’이란 철학적인 주제의식을 풀어낸다. 세상엔 앞이 있으면 뒤가 있고, 하나의 답만 있지 않고 다른 답도 있다. 누구나 성인이나 성공을 꿈꾸지만 결국 한 세상 살아가는 하나의 존재일 뿐이다. 힘겨운 저항과 투쟁이 있을 뿐.
조주스님이 말한 유명한 화두 ‘뜰 앞의 잣나무(庭前柏樹子)’를 연상케 하는 제목의 이 작품은 암자의 관하스님, 지강화 보살, 개이기도 하고 동자승이기도 한 달무 등 인물들이 개성적으로 만들어졌고 이들에 관한 에피소드들 또한 인상적이고 따뜻하면서도 삶을 성찰할 수 있는 내용들이다. 인생사를 개와 개고기로 비유하여 인생을 관조하는 시각이 재미있고, 불교의 화두가 극중 현재와 연결되는 극적 장치 또한 재미있어 연극적인 힘을 느끼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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