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과의 이별. 소중한 것과의 이별, 육체와의 이별.
만약 죽음이란 게 영영 이별이 아니라, 잠시 여행을 다녀오는 것
같은 이별이라면 우린 아마도 죽음이 그처럼 슬프거나 두렵지 않을지도 모른다.
꽃이 피고 지고 또 다시 피듯이, 죽음이 영영 이별은 아니기에.
이 작품은 4명의 상장례 지도사들이 각기 다른 장례를 치러내면서 때론 유쾌하게. 때론 가슴 아프게 각자가 갖고 있던 상처들을 치유해가는 이야기다. 특히 아들의 죽음이란 트라우마 때문에 5년간 죽은 사람처럼 살았던 준혁이 몇 건의 장례와 자신의 스승이던 미순의 장례를 치러내면서, 제목 그대로 아들의 죽음을 〈웃으며 안녕〉할 수 있는 행복한 이별로 극복해내는 과정이다.
작가의 글
유난히도 죽음으로 떠나보낸 사람이 많았던 2년간을 겪으며, 자연스레 개인적 화두는 “죽음”이었다. 아무도 피해가지 않는 이 죽음과 이별에 대해 떠나가는 자만큼이나, 떠나보내는 자들도 답 하나는 가지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이 작품을 구상하게 되었다. 인디언이나 티벳 사람들은 소중한 사람의 장례에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고 한다. 그건 죽음을 영원한 이별로 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죽음 이후의 세상을 믿는 입장에서 나 역시 그들을 지지한다. 삶은 반드시 죽음으로 마침표를 찍게 마련이다. 태어난 이상 누구든 피해갈 수 없는 죽음 이 죽음이 두려운 이유가 뭘까? 아마도 이별이 그 첫 번째 이유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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