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고동율 '인간부결'

clint 2017. 7. 4. 17:09

 

 

 

4막으로 구성된 작품이다. 연극은 한빈 교수의 사택을 배경으로 그 가족을 통해 당대 만연했던 허영과 비리, 출세주의를 풍자한다. 청렴하고 올곧은 심성으로 알려진 교수 한빈의 가정에 존재하는 다양한 문제들을 등장인물들의 성격과 당시 사회 풍조를 통해 보여준다.

재산을 불리고자 하는 큰아들 철과 성품이 경박한 처남 사달, 부인 김 여사는 한빈 교수의 지위를 이용해 돈을 받고 부정입학을 중개한다. 집을 양실로 꾸미겠다는 김 여사의 속물근성과 부정 입학을 해서라도 명문대에 진학하고 싶어 하는 학생의 시도는 산업화가 본격화하던 시기 윤리 규범을 벗어나 다양하게 분출되던 욕망이 만들어 낸 그림자다사회 비판적이며 풍자적이면서도 희극적인 구성을 통해 재미를 더했다. 김 여사와 사달 등의 인물들은 부정을 저지르지만 다소 모자란 인물로 희화화했으며, 한빈 교수 또한 지나치게 올곧은 성품 때문에 오히려 어리석은 인물처럼 비친다. 하지만 다양한 사건들이 파국으로 치닫는 결말은 비극적인 색채가 짙다. 한빈 교수는 부인이 기획한 비리 건 때문에 불명예를 안게 되며, 부잣집에 시집을 가기로 한 막내딸 미정은 미국 유학에서 실성한 상태로 돌아온다. 이처럼 초반에는 평화롭던 한빈의 가정이 파탄 나는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속물근성을 폭로하고 비극적인 아이러니를 창출한다.

1966년 국립극장에서 극단 광장이 이진순 연출로 공연했다.

 

 

줄거리

교육최고상 수상 후보자인 노교수 한빈은 청렴결백한 생활관 속에서 지내오고 있는 터이다. 어느날 한교수의 처남인 김사달의 엉뚱한 발설에 솔깃하여 김여사와 장남 철은 일확천금을 꿈꾸어 교수의 가짜 생일파티를 열고 대학 입학기를 노리고 있는 거물급 인사들을 초청키로 작정 대상자의 내사를 흥신소에 의뢰한다. 한편 김여사와 철은 멍추같은 최상수의 입학을 미끼로해서 거뜬히 50마원을 사취하고 오랜 숙원이던 양실의 개조를 실천한다. 이러한 모든건 2남인 운의 반발을 받으나 도미 중인 딸 미정의 당돌한 귀국소식으로 해서 교수의 생일파티와 딸의 귀국환영 파티까지 겸하도록 결정하다. 이럴때 부정부패 규탄데모대의 선두에서 돌아 온 한빈은 기자들에게 교육최고상을 받게 되는 날이면 상급 50만원은 교육센타 기금으로 희사하겠다고 공언 한다. 약 15일 후 파티날 미정이는 실성해서 귀국하고 파티의 일확천금 계획은 흥신소의 농간으로 억망이 된다. 게다가 설상가상으로 미정의 실성한 꼴을 본 강사장은 아들과의 파혼을 선언하고 김여사는 졸도까지 하게 된다. 이때 형사가 갖고온 최상수의 유서로 해서 이미 사취한 50만원은 공교롭게도 합법이 되고 만다. 그러자 운은 한교수의 교육관에 회의를 느끼어 반발하고 한교수는 현실의 고독을 느낀다. 이때 교육최고상 수상자 결정 통지를 받게 된다. 그러나 상금은 이미 교육센타 기금으로 희사한다는 공언을 상기하고 자조에 젖을 무렵 학생들의 함성이 환각속에서 들려온다. 허탈한 한교수는 이 환각을 고독치 낳다고 절규한다.

 

작가소개 

본명은 양한석이다. 1929년 강원도 고성에서 태어났으며 뒤에 출생지를 필명으로 삼았다. 1954년 관동대학 상학과를 졸업한 뒤 속초와 춘천 등지에서 국어· 미술교사를 지냈다. 1965경향신문에 희곡 <통나무다리>가 가작 입선, 1966년 같은 지면에 희곡 <동의 서>가 당선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1966년 극단 광장 동인으로 활동하며 1966< 인간부결>,1968<다시 뵙겠습니다> 등을 공연했다. 196812월 제10회 강원도문화상을 수상했으며, 1970년 문협 강원도지부장에 피선되고, 1970년 극단 사계(四季)를 조직하는 등 왕성한 연극 활동을 펼쳤다. 1972년 타계했다. 1990년에 전 작품을 묶은 고동율 희곡 전집’ (1990)을 출간했다. 대표작으로 <혼성>, <오똑이의 욕망>, <다시 뵙겠습니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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