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만 보면 엽기, 패륜..등의 작품이려니 하겠지만 재미있는 작품이다. 인류 문명 이전의 선사시대를 배경으로 가족을 위한 아버지의 노력과 후세 문명 을 위한 고민이 펼쳐진다. 영국의 더 타임스 기자 출신인 로이 루이스 원작을 임성현씨가 연출한 이 작품은 2백만년 전부터 3만년전까지 기나긴 세월동안 인류가 자연과 투쟁하면서 진화를 거듭해온 인류 조상들의 이야기를 어느 원시인 일가족의 삶속에 축약시켜 보여주고 있다.
원시인 가족들을 통해 볼 수 있는 그 시대의 생활상 작가 로이 루이스는 홍적세의 말기. '에드워드'라는 원시인과 그의 가족의 입을 빌려 당시 생활을 보여주는데요. 원시인 가족들은 수렵채집에 의존하며 살기좋은 굴을 찾아 이리저리 해맵니다. 동물이 움직이면 같이 움직이는, 아직 정착되지 않은 불완전한 원시인들의 모습이죠. 또한 가장 에드워드의 형 바냐(나무에서 생활하는 원시인)를 통해 진화라는 것이 모든 종족에게 미치진 않았다고 은연중에 이야기 합니다.
인간 진화의 여러가지 모습들. 가장 에드워드는 여느 원시인 아버지 답지 않게 집에서 무언가 계속 연구를 합니다. (원시인 아버지의 모습이 궁금하시면 본 블로그의 글 '
구석기 시대의 한가한 아버지, 일상의 고투'를 참고하세요)그러면서 새로운 도구를 만들고 급기야 불을 손에 넣기도 합니다. 이는 책 몇 십 패이지에 적혀있는, 아주 짧은 기간에 일어나는 일이지만, 실제 인류가 어마어마한 시대가 지나고 많은 시행착오를 거친후에야 나온 결과물이죠. 저자 로이 루이스는 에드워드라는 인물을 통해 도구를 통한 인류의 발전에 대해 아주 알기 쉽게 압축적으로 보여줍니다.
'그 빌어먹을 화산에는 두번 다시 올라가지 않을거야. 우리가 불을 만들었다구! 무(無)에서 불을 창조했단 말야....' 최초의 족외혼의 모습도 나옵니다. 에드워드는 자식들을 머나먼 숲에 떨어뜨려 놓습니다. 그리곤 믿도 끝도 없이 족외혼을 하라고 강요합니다. 아들들은 저마다 불반을 표출합니다. 하지만 아버지는 아들들의 말을 물리치며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우리는 유전자를 조금은 다른 것과 섞어야돼....가장 중요한 이유는 그애들이 너무 쉬운 상대라는 점이다...손에 넣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거의 없지....너희가 어떤 문화적 발전을 원한다면 개인의 감정을 긴장 시켜야 한다......이것이 바로 자연선택이라는 것이다'
이리하여 아들들은 우여곡절 끝에 족외혼에 성공하게 됩니다. 이것 이외에도 많은 이야기가 나옵니다. 맨 마지막의 내용, 그러니까 아버지를 잡아먹은 이유도 진화과정중 하나라고 할까요?
이 책은 정식적인 인류학 서적은 아닙니다. 말 그대로 한 작가가 자신의 지식을 바탕으로 한 소설입니다. 여기에 나오는 내용을 그대로 믿어서는 안되겠죠. 다만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인류학과 가까워지는 것을 얻을 수 있을 겁니다. 여기 한 가족을 통해서 본 인류의 발전이 어떤 모습으로 진행되었는가를 이해할 수 있고, 흥미를 갖게 되었다면 성공한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