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기스 아이뜨마또프(1928~ )와 깔따이 무하메드자노프의 희곡 「후지야마 등반」(1973)은 인간의 도덕적 고결성 및 책임감을 통하여 인간 양심을 탐구하고 있는 2막 극이다. 그러나 이러한 의도에도 불구하고 작가들은 명백한 결론을 유보한 채 독자들에게 암시만 제공할 뿐인데, 이 암시는 긍정적인 도덕관을 가진 인물들이 진실과 책임이란 문제에 봉착함으로써 나타난다. 이 작품에서 확실한 해답이 유보되어 있다는 사실로 미루어 보아 작가들의 관심의 초점은 사건의 해결에 있는 것이 아니라, 결말에 이르기까지의 제 문제 - 여기서는 인간성의 문제- 에 더욱 큰 관심이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후지야마 등반」은 두 작가의 고향인 키르기스를 배경으로 하여 4명의 학교 급우, 그들의 아내, 늙은 스승을 등장시키고 있다. 이들은 후지야마라는 일본식 이름이 붙여진 고향 마을의 산정에서 25년 만의 재회를 즐기며 그들의 과거와 현재를 이야기한다. 이들의 만남에서 그들 간의 상호 불신, 개인적인 성공과 실패, 불행한 결혼, 출세주의 등의 잠재의식, 그리고 25년이 지난 오늘날까지도 그들의 마음속에 숨겨져 온 커다란 양심의 비밀이 노출된다. 그들이 가장 회피하고 싶던 비밀이란 후지야마에서의 재회에 참여하지 못하는 또 하나의 급우인 시인 사브르에 관한 것이다. 이 시인은 후지야마에 모인 다른 급우들과 함께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으나, 전쟁이 끝날 무렵에 쓴 평화주의 적 경향의 시 때문에 누군가의 밀고로 체포되고 유형되었다가 폐인이 되어 돌아온다.
제2막에서의 노파의 죽음은 바로 이 사브르 사건에 관한 작가의 강력한 암시를 의미한다. 즉, 노파의 죽음에 대하여 집단적인 책임이 있는 것처럼 사브르의 파멸에 대해서도 모두들 책임이 있으며, 그들의 책임 회피적인 태도는 그들의 도덕성 및 양심에 문제가 있음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이 점을 강조하기 위해 작가들은 인간의 본성에 대해 고통스런 시험을 부과한다. 그들은 비록 사브르에 대해서는 한때의 친구였다는 사실 때문에 연민의 정을 표시하지만, 이것은 일시적이거나 위선일 뿐, 인간 본연의 자세는 아니었다. 왜냐하면 노파의 죽음 앞에서 그들은 분명한 연대 책임을 수용하기에 앞서 자신들의 안전을 위해 개인적인 단위로 분해되기 때문이다. 이것이 상징하는 바는 사브르 사건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즉, 살인에 대한 책임회피는 친구 사브르에 대한 책임 회피이며, 사브르는 친구들에 의해 정신적으로 살해되었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분열'은 「후지야마 등반」의 가장 중요한 주제의 하나가 된다. 분열이라는 주제는 작품 전반에 걸쳐 여러 가지 형태로 - 25년 전에는 한 가족같이 지냈으나 지금은 안전과 출세를 위해 위선과 책임 회피만을 꾀하는 친구들을 통하여, 알마굴의 불행한 결혼에서 나타나는 부부 생활을 통하여, 때로는 남성과 여성을 서로 분리시키는 무대배치를 통하여, 인텔리적인 등장 인물놀이 레스호스 노동자와 같은 사람들을 '전형적인 농부'라고 부르는 계급적인 분리를 통하여 -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모든 분열상은 양심의 가책 및 이로 인한 인간의 내부 분열을 반영한다. 비록 도스베르겐이 후지야마에서 친구들과 우정의 재회를 시도하지만, 그들의 만남은 분열상의 적나라한 폭로로 끝맺고 만다.
이 작품에서 유일한 변화는 조화로부터 분열로의 이동인데, 이는 비록 외면적으로는 노출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실상은 이들의 만남 이전에 이미 진행되고 있었던 것이다. 후지야마에서의 재회는 이들에게 그 분열을 밖으로 노출시킬 시간과 장소를 제공했을 뿐이다.

작품에 나오는 등장인물들은 대체로 두 갈래로 나뉜다. 한쪽은 맘베뜨, 알마굴, 아이샤-아빠로 이어지는 긍정적인 인물들이며, 다른 쪽은 오시쁘바이, 이사베끄, 안바르로 연결되는 부정적인 인물들이다. 도스베르겐과 굴잔은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는다. 우리는 특히 긍정적인 인물은 모두 다 선생님이라는 사실과, 부정적인 인물들은 저명인사가 된 사람들로서 살리에리주의를 옹호하고 있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후지야마 등반」의 등장인물들은 텅 빈 중심을 둘러싼 원을 형성하고 있고, 텅 빈 중심에는 재회에 참여하지 못한 사브르가 위치한다. 사브르는 육체만이 이 회합에 나타나지 않을 뿐이며, 등장인물들의 기억과 그의 시를 통해 사브르의 정신은 전편에 스며있다.
그의 운명에서 제기된 윤리적인 문제점은 그 자신과 각각의 다른 등장인물들 간의 개별적인 연결망올 형성한다. 이들을 통해 보여주는 이 작품의 결론은 애매모호하지만, 독자들은 살리에리 주의, 출세주의, 현실적응 등 몇 가지 언급을 통해 누가 긍정적이며 누가 부정적인가를 유추해낼 수 있다. 2막에서 언급되는 사브르 사건과 2막에서의 노파의 죽음의 유사성 위에서 작가들은 각 등장인물들의 개인적인 반응을 통하여 인간성의 문제들을 고통스레 밝혀 나간다.
이 작품은 친기스 아이뜨마또프의 경우에는 유일한 희곡 작품이다.

작가소개.
친기스 아이뜨마또프.
아이뜨마또프는 1928년 키르기스 공화국에서 태어나 모스크바 문학대학을 나왔으며 1952년부터 작품 활동을 했다. 농촌문학의 동반자 작가로 진보된 사회주의 리얼리즘을 표방하면서 소비에트 사회의 모순을 솔직하게 그려 왔다. 주요 작품은 소설 '하얀 배' (1970), '백년보다 긴 하루'(1980), '처형대' (1987)와 유일한 희곡 '후지야마 등반' (1973) 등이다. 레닌 상, 사회주의 노동영웅 칭호를 받았다.

Chingiz Aitmatov
깔따이 무하메드자노프
무하메드자노프에 관해서는 그가 키르기스인이라는 것 외에는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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