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희곡

맥스웰 보덴하임, 벤 헤트 공동작 '독살의 달인'

clint 2026. 7. 21. 20:36

 

 

소베는 자신이 만든 특별한 독약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소베의 독약은 아름다움과 죽음을 동시에 창조한다. 이 독약이 퍼지면 희생자는 
매순간 더 찬란하고 아름다워지지만, 동시에 심장은 마비된다."
그는 육체는 죽더라도 그 안의 아름다움은 박제되어 영원히 남는 상태를 추구한다. 
이를 통해 자신을 '죽음의 마스터'라 선언하며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는 오만함을 보인다.
소베는 죽음을 지배하는 독약을 발명해 미를 완성하려 하지만, 파나의 숨겨진 야망과 
맞물려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한다. 소베가 자신의 추녀인 아내 파나를 실험 대상으로 
삼으려다 파멸하는 것이다. 소베는 파나에게 "넌 추하니 내 독약을 먹고 아름다워져라"
라며 실험을 제안하지만 파나는 순종적인 희생자가 아니었다. 파나는 오히려 소베의 

오만함과 독약에 대한 집착을 역이용하여 그의 정신을 난도질한다. 

그가 절대 통제권을 가졌다고 믿었던 '독약과 죽음의 세계'는 파나의 숨겨진 야망과 

비웃음 앞에서 무력화된다. 자신이 신처럼 죽음을 지배하는 줄 알았으나, 결국 

스스로가 만든 독기와 집착에 영혼이 잠식당해 파멸하는 비극을 보여준 것이다.



맥스웰 보덴하임(Maxwell Bodenheim)과 벤 헤트(Ben Hecht)가 공동 집필한 1막 희곡 
<독살의 달인>(The Master-Poisoner)은 예술적 탐닉, 불멸의 아름다움, 그리고 죽음의 
지배라는 데카당스(Decadence)적 주제를 다룬 시적 문학작품이다.
보덴하임과 벤 헤트는 20세기 초 미국 시카고를 중심으로 활동한 전위적인 작가들이다. 
이 작품은 사실주의 연극이 유행하던 시기에 극단적인 은유와 시적 대사를 실험한 
결과물이다. 죽음마저 통제할 수 있다고 믿었던 소베는 역설적으로  인간이 결코 자연의 
섭리와 시간의 소멸을 이길 수 없음을 암시한다. 아름다움에 집착할수록 결국 스스로를 
파멸로 몰고 가는 예술가의 비극적 초상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