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소설 225

프란츠 카프카 '판결'

성공한 젊은 사업가 게오르크 벤데만은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친구에게 자신의 성공과 약혼을 알리는 편지를 쓰는 것에 대해 고민한다. 오랜 기간 고향을 떠나있는, 그리고 자신과는 다르게 타지에서 사업에 실패한 친구에게 자신의 편지가 어떤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을지 생각한다. 하지만 약혼녀 요구에 결국 친구를 자신의 결혼에 초대하는 편지를 쓰게 되고 그것을 보내기 전에 아버지에게 그 사실에 대해 이야기 한다. 그러나 아버지는 그 친구의 존재를 의심하고 부정한다. 어머니의 사망 이후 노쇠해진 아버지를 침대에 누이며 자신의 친구에 대한 설명을 하는 게오르크에게 아버지는 돌연 그 친구의 존재를 인정하며 게오르크를 강하게 비판한다. 그 비판은 결국 아들 게오르크에 대한 익사 형에까지 이르게 되는데 “너를 지금 익사 형에..

좋아하는 소설 2024.01.06

귄터 그라스 '양철북'

정신병원에 수감된 오스카르 마체라트가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가는 형식이다. 일단 자신의 조부이자 폴란드 민족운동가였던 콜야이체크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그렇게 감자밭으로 도주한 뒤 순진한 소녀인 오스카의 조모와 마주했고 아무 일 없다는 듯 감자를 굽고 있는 그녀의 치마 속에 숨어 들어간다. 경찰은 치마를 들출 생각은 당연히 못하고 돌아가고, 그 와중에 그 짓을 한 모양인지 아니 대체 어떻게?! 오스카의 어머니를 임신한다. 오스카의 어머니 아그네스 콜야이체크는 폴란드인 사촌인 얀 브론스키를 사랑하지만 독일인 알프레드 마체라트와 결혼하고, 브론스키는 헤드비히라는 여성과 결혼해 슈테판이라는 아들을 둔다. 이 작품에서 반복되는 2차 대전 이전 폴란드(브론스키)-나치 독일(마체라트) 대립의 시작. 이런 과정을 거쳐 ..

좋아하는 소설 2023.12.31

손턴 와일더 '산 루이스 레이의 다리'

작품의 문체와 주제를 대담하게 그려내는 혁신적인 소설가이자 극작가인 손턴 와일더는 20세기 문학사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작가로 인정받고 있다. 소설과 드라마 부문에서 세 개의 퓰리처상을 수상한 유일한 작가이기도 한 그는, 1928년 두 번째 소설 [산 루이스 레이의 다리(The Bridge of Luis Rey)](1927)로 첫 번째 퓰리처상을 수상하고, 이어 1938년에 희곡 [우리 읍내(Our Town)]로, 1943년에는 희곡 [위기일발(The Skin of Our Teeth)]로 퓰리처상을 수상하면서 세기의 작가로 떠올랐다. 첫 번째 퓰리처상 수상작인 [산 루이스 레이의 다리]는 미국 문학에서 비견할 만한 작품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완벽에 가까운 도덕적 우화이다. 무명작가였던 와일더가 격동의 1..

좋아하는 소설 2023.12.02

아서 C, 클라크 '2001 : 스페이스 오디세이'

이 작품이 쓰인 시기는 1968년이다. 그리고 다음 해에 인류는 달에 도착했다. 작가의 상상력이 미래의 우주 세계를 놀랍도록 정확하게 그려내고 있는데 우주 탐사를 경험한 우주인들이 지구로 귀환한 후 작가에 보인 존경과 찬탄은 읽는 독자도 수긍할만한 실로 대단한 지성이었다. 인류 문명의 근원에는 무엇이 있을까? 원작가 아서 C, 클라크Arthur C. Clark 와 스탠리 큐브릭Stanley Kubrick은 영화 ‘2001 : 스페이스 오디세이’에서 ‘폭력’이 문명의 근원이며, 이것을 벗어나는 것이 ‘신문명’의 시작임을 말하고 있다. 상영이 시작된 후 대략 15분쯤 지났을 때, 최초의 모노리스(검은색의 거대한 인공 비석)의 등장이다 ‘2001 : 스페이스 오디세이’에는 서로 다른 3가지 모노리스가 나온다...

좋아하는 소설 2023.11.04

김진명 '바이러스 X'

입국자들을 대상으로 치밀한 격리 조치가 시행되는 인천 국제공항에서 남자가 격리 수용을 거부하며 소란을 피운다. 30대 후반 재미교포 로비스트인 이정한은 그를 만나러 온 병리의 조연수에게 바이러스가 3만 바이트짜리 데이터이며 시스템 반도체 기술로 바이러스를 검출할 수 있으니 이 사실을 삼성에 알리고 3개월 후 전 세계에 공표하라 당부한 후 미국으로 돌아간다. 그의 말에 혼란을 겪던 연수는 선배의 조언을 받고 세계 최고 권위의 의학저널 《NEJM》에 그에 관한 에세이를 써 보내기로 마음먹는다. 그녀의 에세이는 전 세계 의료계에 커다란 파장을 불러일으켜서 그녀는 저명한 국제 의사 단체인 ‘정치없는의사회’의 모임에 초대를 받고, ‘정치없는의사회’의 수장 스미드클라인의 의뢰에 따라 인도에 가서 중국이 코비드-19..

좋아하는 소설 2023.10.26

마이클 온다치 '잉글리시 페이션트'

2018년 7월,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인 맨부커상 50주년을 기념하여 수상작들 중 최고의 작품을 선정하는 '황금 맨부커상(The Golden Man Booker Prize)' 수상작이 발표되었다. 그것은 바로 1992년 '맨부커상'(당시 '부커상')을 수상했던 마이클 온다치의 이다. 안소니 밍겔라 감독에 의해 동명의 영화로 제작되었던 이 작품은 제69회 아카데미 최우수작품상·감독상 등 9개 부문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기도 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갈 무렵 이탈리아의 한 수도원을 배경으로 심한 화상으로 죽어가는 영국인 환자, 그를 돌보는 간호사 해나, 연합군 스파이로 활동했던 도둑 카라바지오, 영국 군대에서 폭탄처리 전문가로 일하는 공병 킵이 모여 살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영국인 환자는 아름답지만 ..

좋아하는 소설 2023.10.15

아리엘 도르프만 '우리 집에 불났어'

칠레 출신의 작가 아리엘 도르프만은 이 책의 한국어판 서문에서 “이 단편들은 내가 칠레에서 쫒겨나 망명 중이던 시기에 씌어진 것으로, 그 당시에 작품을 써내려가다 종종 고개를 들어보면 남한 역시 내 조국과 마찬가지로 유사한 독재정권에 예속되어 있었습니다. 또한 세월이 흐름에 따라, 떨어져 있지만 비슷한 길을 걷는 두 나라에서 똑같은 희망과 저항의 형태들을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우리 두 나라가 치열한 투재을 통하여 민주주의를 되찾았으되, 아직 해야 할 일과 바꾸어야 할 것이 많은 현 시점에서, 내 책이 내 나라와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의 나라 사이에 미약하나마 다리를 놓는 데 힘을 보탤 수 있다는 것이 특히 기쁩니다.” 고 적고 있다. 칠레 군부 독재정권의 가공할 탄압의 실체를 적나라하게 고발하고 있다. ..

좋아하는 소설 2023.10.08

베르나르 베르베르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시간이 지나면 다시 어려지는 동물이 있다? 신비로운 수 142857의 비밀은? 죽은 후에 시작되는 제2의 커리어란? 베르베르가 펼치는 기묘한 지식의 향연 5백 개가 넘는 항목으로 더욱 풍부해진 확장판! 「개미」, 「뇌」, 「나무」, 「신」, 「제3인류」…..그리고 죽음에 이르기까지 기상천외한 상상력과 매혹적인 스토리로 독자를 사로잡아 온 베르나르 베르베르, 도대체 그 마르지 않는 창작의 원천은 무엇일까? 베르베르는 14살 때부터 혼자만의 비밀노트에 스스로 떠올린 영감, 상상력을 촉발하는 이야기, 발상과 관점을 뒤집는 사건, 인간과 세계에 대한 자신의 독특한 해석들을 차곡차곡 담았다. 거기에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며 저명한 과학자들과 접촉한 경험이 더해지고, 영적· 생물학적 진화에 대한 탐구의 세월이 반영되면..

좋아하는 소설 2023.10.05

베르나르 베르베르 '천사들의 제국'

주인공 미카엘은 난데없이 죽음을 맞아 저승으로 옮겨간다. 살아서 저승을 연구하는 타나토노트(영계 탐사자)였던 그는 드디어 진짜 저승을 보게 된다. 대천사들이 매긴 미카엘의 삶의 점수는 597점. 천사가 될 수 있는 600점에 모자란다. 하지만 그의 수호천사 에밀 졸라의 열렬한 변호로 겨우 합격선을 넘겨 천사가 된다. 미카엘이 해야 하는 일은 지구인의 수호천사가 되는 것. 그는 프랑스 사내아이, 미국 여자아이, 러시아 사내아이 한 명씩을 맡는다. 성격도, 가문도, 전생의 업(카르마)도 제각각인 이 셋을 잘 보살펴 이들이 죽었을 때 600점을 넘게 하는 것이 그의 목표. 하지만 좌충우돌, 일은 뜻대로 안 되고 한바탕 소란이 벌어진다. 프랑스인 자크 넴로드, 러시아인 이고르 체홉, 미국인 비너스 셰리던이 그들..

좋아하는 소설 2023.09.29

베르나르 베르베르 '행성'

《행성》의 주인공은 ‘바스테트’라는 고양이로 이집트 신화에 나오는 여신의 이름을 딴 ‘집고양이’다. 나는 프랑스 한 도시에서 살았으나, 어느 날 인간들의 시스템이 무너지면서 거리는 쓰레기가 넘쳐나고 지옥과 같은 아비규환(阿鼻叫喚)이 벌어졌으며, 그동안 지하에 숨어 지내던 황갈색 쥐들이 세상 밖으로 나와 생태계를 파괴하고, 닥치는 대로 먹어 치워 마치 다시 중세로 돌아간 것처럼 ‘페스트’가 창궐했고, 인간을 비롯한 생명체들이 추풍낙엽처럼 죽어 나갔다. 나는 파트너인 고양이 ‘피타고라스’와 이전부터 동무였던 앵무새, 개, 토끼, 돼지, 그리고 인간 집사인 나탈리와 나탈리 짝이면서 내 정수리에 제3의 눈을 이식해 준 과학자 ‘웰즈’교수 등과 프랑스를 탈출하기로 했고, 〈마지막 희망〉이라는 이름의 함선을 타고 ..

좋아하는 소설 2023.0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