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어왕은 오랫동안 통치해오다 은퇴를 결심하고 왕국을 세 딸들에게
분할할 것을 결심한다. 장녀 거너릴과 둘째딸 리이건은 과장된 아첨으로
아버지 리어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여 노왕의 마음을 흡족케한다.
그러나 막내딸 코오딜은 위선을 내세우지 않고 간단히 사랑을 표현하자
리어는 진노하여 이웃 왕에게 지참금도 없이 쫓아버린다.
한편 글로스 가문의 서자 에드먼은 형 에드거의 권리와 토지를 차지하기 위해
아버지에게 형을 모함해 거짓과 위선을 사용하여 에드먼은 에드거를 내쫓는다.
큰 딸 거너릴의 성에 머무르고 있던 리어왕은 큰 딸 거너럴의 냉대를 참지못해
저주를 퍼붓고 리이건의 성으로 간다.
리이건의 성에 도착한 리어는 변장한 충신 켄트 가족쇄에 묶여있는 것을 보고
진노한다. 그러나 큰 딸과 둘째 딸이 공모하여 자신을 모욕하고 있는 것을 깨닫고
폭풍우가 이는 험한 밤속으로 떠난다. 그 황야에서 두 딸들에게 저주를 퍼붓는다.
켄트가 리어를 수행하여 움막에 피신하는데 그곳에 거렁뱅이로 변장한 에드거를
만난다. 정신이 이상해지기 시작한 리어는 모의재판을 열고 딸들을 비난한다.
글로스 백작은 리어왕을 도우려다 에드먼의 음모로 인해 두 눈을 잃는다.
눈먼 부친을 발견한 에드거는 신분을 밝히지 않은 채 글로스의 안내자가 된다.
죽음을 소망하는 아버지를 보살피던 에드거는 정신이 나간 리어와 조우한다.
거너릴 심복 오즈왈은 에드거가 글로스의 곁을 비운난 사이 그를 살해한다.
에드거는 오즈왈이 아버지를 죽이는 것을 목격하고 오즈왈을 죽인다.
한편 리어왕을 위해 군대를 이끌고 온 코오딜은 노왕을 정성껏 보살핀다.
거너릴의 남편 올버니와 에드먼은 힘을 합쳐 코오딜의 군대를 물리치고
리어왕과 코오딜을 포로로 잡는다. 에드먼은 자신의 야욕을 위해 심복을 시켜
리어왕과 코오딜을 살해하라 은밀히 지령을 내린다. 에드거는 아버지의 죽음을
복수하려 에드먼과 결투하여 그를 쓰러뜨린다.
한편 에드먼을 사이에 두고 서로를 견제하던 거너럴은 동생 리이건을 독살하고
자살한다. 에드먼의 고백으로 모든 음모를 깨달은 올버니는 급히 사람을 보내
노왕과 코오딜을 구하려 하나 결국 코오딜은 살해당한다.
코오딜의 시체를 안고 감옥에서 나온 리어는 비탄속에서 절규하며 죽어간다.
원작 킹리어의 내용과 줄거리를 기본으로 하되 많은 부분을 압축하였으며 영국이 가진 시대배경과 상황의 모든 것을 삭제하여 시공을 초월해 전세계의 어느 민족이나 공유할 수 있는 작품으로 꾸몄다. 결국 셰익스피어의 주옥같은 대사의 맛깔과 비극성만을 취한것이다. 고전적이고 전통적인 셰익스피어의 킹리어를 양식화하였다. 동양연극의 장점인 여러요소를 삽입한 이 무대는 음악을 비롯한 무대미술, 연기, 그림자극 등 연출방법론의 다각적인 효과를 기하도록하여 어느정도 지루한 셰익스피어의 작품에 재미를 주었다.
등장인물의 등퇴장, 서열에 따르는 인사법, 걸음걸이, 그리고 중요한 대사는 단절음의 음악을 사용하여 배우 자체의 기본적인 양식화를 기했다. 무대미술은 공간설정을 고정화 시키지 않았으며 일체의 소도구를 사용하지 않았다. 천의 효과를 여러가지 이용하여 상징화된 무대기법을 만들어 냈다. 동양연극의 특징중의 하나인 그림자극을 사용하였다. 음악은 동양음악과 서양음악의 절충선을 찾아내었으며 신비로운 동양음악의 묘미를 많이 주도록 하였다. 또한 단절음의 음향효과를 수백번 삽입하여 극의 진행과 고조를 높였다. 의상 또한 서양과 동양의 선을 찾아내어 간결하고 양식화되게 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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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와 씨름해서 이긴다는게 무릴까? - 오은희
어느날, 길을 가다 도깨비와 부딪쳤다. 그가 길가는 날 붙들고 씨름을 하다.
도깨비와 씨름을 해? 환장할 일이다. 그러나 어쩔 것인가,
갈길을 막아선채 씨름 한판 붙지않으면 길을 내줄 심보가 아닌 것을.
도깨비의 샅바를 잡고 늘어지는 도리밖에. 결과야 뻔한 번 도깨비의 승리다.
씁쓰레한 기분으로 갈려는데...... 어렵쇼. 이 도깨비의 태도가 걸작이 아닌가?
한판에는 만족할 수 없다는 듯, 날 잡고 또 늘어진다.
그래 또 한판! 그래서 또 나뒹굴고! 다시 또 한판! 다시 또 나뒹굴고!
우아라짜짜샤! 나도 성깔 있는 년인데 두고보자는 식으로 도깨비를 붙들고 늘어져도 꿈쩍도 않는 이 도깨빈 과연 뭔가? 그래 이 도깨비가 말로만 듣던 영국의 대문호라는 세익스피어가 쓴 4대비극 중 하나인 리어왕이란 도깨비란 말이지.
그러니 내가 밤새 씨름해도 이놈을 이길 까닭이 있 겠는가?
도깨비 방망이라도 있어서 그놈의 도개비를 물리칠 수만 있다면.....
그러나 어쩌랴, 그놈의 도깨비 방망이도 도깨비의 손에 있는 바에야. 죽을 맛이다. 남은 것은 파스냄새와 근거리는 어깨죽지의 아픔 뿐. 그렇지만 이 도깨비가 그야말로 서양의 고스트가 아니라 동양의 도깨비로 보여진다면야 이 어깨죽지 아픔은 그 아픔까지 사랑할 수 있으련만. 그러나 도깨비님, 아직 승리를 자신하기엔 이르시다. 비장의 숨은 카드가 있으니 그건 다름아닌 인해전술. 내 뒤엔 연출가, 수십 명의 배우와 스텝분들이 당신과 한판 붙으려고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으니 나의 패배쯤이야 쓴 미소를 짓고 물러설 수 있소이다. 휴우, 안도의 한숨도 잠깐 능력의 한계로 번역본은 신정옥, 이덕수, 정해근 선생님들의 옥고를 참조했다. 각색이란 작업으로 옥고를 졸고로 만들어 놓는 누를 범하진 않았는지... 그 죄를 물어 머리풀어 석고대죄의 명을 내리시진 않을 이 밤 또 걱정이 된다.
윌리엄 셰익스피어 (1564~1616)는 일반적으로 엘리자베스 시대 최고의 극작가로 추앙된다. 그는 당시대의 배우이자 연출가이었으며 희곡작가로서 당시의 가장 다재다능한 연극인이었다. 그는 1590년경 희곡을 쓰기 시작하여 약 38편을 완성하였는데, 대부분의 동시대인들이 그랬듯이 셰 익스피어도 소설, 이전의 희곡, 역사, 신화 및 다른 원천들로부터 희곡의 소재를 많이 사용하였다.
『리어왕』은 셰익스피어의 극작활동이 가장 활발한 때인 1604년에서 1605년 사이에서 쓰여졌다고 전해진다. 사실 『리어왕』은 셰익스피어의 비극들 가운데 심오한 인간의 문제와 함께 여러 가지 연극상의 문제를 제기한 가장 복잡한 작품으로서 4대 비극 중에서 가장 스케일이 크고 웅대한 작품이다.
『리어왕』의 나타난 중심주제는 부모자식간의 관계이다. 그것은 리어의 딸들에 대한 중심 플롯에서도 나타나고 글로스터와 그의 아들들을 둘러싼 부 플롯에도 나타난다. 또다른 주제는 외양과 실제의 대결이라 볼 수 있다. 리어와 글로스터는 둘 다 내재되어 있는 진실을 발견하지 못하고 외양의 모습을 피상적으로 간파한 뒤 극에 다른 이간의 고통을 경험하고 나서 진실을 깨닫는다. 그러므로 어떤 의미에서 이 작품은 겉모습을 의거해서 취 한 선택이 가져다주는 결과들을 극화하고 있다.
『리어 왕』에는 이밖에도 많은 주제들이 있다. 자신 스스로가 택한 운명에 있어 판단의 오류가 빚어 낸 비극으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단순한 하나의 이야기로 전개해 가기에는 이 작품이 너무나 복잡하고 많은 인간의 갈등을 담고 있다. 그러나 부모와 자식간의 비극, 허상과 진실을 잘 판독하지 못하는 인간 인식의 비극, 판단의 오류등은 오늘날 인간이 여전히 흥미를 느끼고 있는 요소들이다. 그러므로 이런 중층적인 주제들이 서로 씨줄날줄로 얽혀져 실로 다양한 인간의 내외적 갈등을 비극적으로 담고 있다.
셰익스피어의 작품에 있어서 흥미로운 또 다른 점은 여러 수단과 형태를 통해 악의 문제를 다루고 있는 점이라 할 수 있다. 그는 작품들 속에서 살아있는 악의 모습을 등장시켜 그 파급효과와 영향을 보여줌으로써 선과 악이 동등히 존재하는 인생의 심오함을 보이고 있다. 『리어 왕』에서는 리어의 딸 코오딜리어와 대비되어 그녀의 언니들이, 에드가와 대비되어 에드먼드가. 올버니와 대비되어 코온월, 켄트와 대비되어 오즈왈드가 각각 악의 무리들을 이룬다. 이 악의 무리들은 에드먼드가 4막에서리어의 두 딸(거너릴과 리 이건)과 관계를 맺으면서 선의 무리들과 대결한다. 그러나 선한 무리들이 불리한 상황에서 절대적으로 단결되는 반면 악의 무리들은 그들이 가지고 있는 욕심, 욕망, 증오로 서로를 파멸시킨다. 악의 무리들이 파멸하는 와중에 리어와 코오딜리어 역시 죽으나 리어는 자신의 죽음으로 인간의 비극성을 제시하였기에 그의 죽음은 악의 무리의 죽음 과 대비되어 이 작품의 비극성을 이끌어 낸다.
뭐니뭐니해도 『리어 왕』의 핵심은 "리어"이다. 다른 등장인물들도 훌륭히 묘사되어 있지만 주인공 역이 갖고 있는 복잡성에는 근접하지 못한다. 리어는 광범위한 행동, 감정 및 심리적 변화를 내포하기 때문이다. 리어는 절대적인 군주로서 그의 모든 욕구가 충족될 것을 고집하다 두 딸과의 충돌로 인해 이성을 잃고 광기에 이르게 된다. 그러나 광기속에서 리어는 역설적으로 사물의 핵심을 뚫어본다. 그는 맨몸에 비바람을 피부로 느끼고 자기 밖에 몰랐던 맹목을 벗고서 세상 가엾은 사람들을 위해 기도한다. 그는 마음의 눈을 뜨고 세상의 참된 가치와 사람을 볼 줄 아는 밝은 눈의 인간이 된다. 그는 그가 그토록 극복하기 힘들어 했던 분노와 복수심까지 벌릴 수 있다. 그러나 코오딜리어의 죽음으로 인해 그는 세상의 종말을 느낀다. 리어는 세상을 바보들이 우글거리며 서로 물고 뜨는 하나의 큰 무대라고 본다. 그러나 이는 유치한 한 개인의 소견이 아닌 인간 의 부패상을 한탄하며 뉘우치는 것이다.
「리어왕』은 보편적인 주제들, 강력한 이야기, 힘 있는 등장인물들, 훌륭한 시, 그리고 재미있는 시청각 효과들을 잘 결합시키고 있는 작품으로써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연극중의 하나이다. 비록 작품이고 유한 시대의 가치들을 재현하고 있지만 그 호소력은 영원하며 어느 시대의 한계를 초월함으로써 초연된 이후 오늘날까지 관객들을 감동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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