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최정 '이등병의 편지'

clint 2024. 8. 15. 09:11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Looking for Lost Time)'라는 정체불명의 사조직
 LLT 요원들은 근원을 알 수 없는 사명감을 가지고 3대째 잃어버린 시간을 
되찾아주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들에게 조직과 가문의 사활이 달린 절체절명의 프로젝트가 주어졌으니! 
그것은 바로 일본 무사시 국립정신병원에 갇힌 채 60년의 세월을 보내야했던 
조선인 사내 김백식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주는 것!
일제시대 강제징병된 후, 전장에서 정신병을 얻어 모든 기억을 잃은 사내 김백식. 
그는 낯선 타국의 땅에서 가족도, 이름도, 말도 잃어버린 채 60년간 
망각의 세월을 보내야했던 존재이다. 
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기 위해 LLT 요원들에게 주어진 단서는 단 하나! 
긴바라 햐쿠쇼쿠 이등병으로 입원했던 당시, 그의 군복에서 발견된 
빛바랜 편지 한통이 바로 그것이다.

 

 


드디어 백식의 가족을 찾은 LLT 요원들! 
그러나 백식의 생사도 모른 채 60년간 홀로 딸 정란을 키우며 살아온 
백식의 처 정순덕은 일흔을 넘기며 얻은 치매 덕에 하루가 멀다 하고 
소란을 피우기 일쑤고, 그의 딸 정란은 도대체가 바늘로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오지 않을 것 같이 냉랭하기만 한데...
우여곡절을 겪으며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동안 밝혀지는 김백식, 
그가 잃어버린 시간의 비극과 역사의 잊혀진 아픔 속에서 LLT 요원들은 
목표 달성에 웃음을 지을 수도 울음을 터뜨릴 수도 없는 애매한 입장이다.
60년 동안 잊혀졌던 긴바라 햐쿠쇼쿠 이등병... 
그가 남긴 편지 한 장 그리고 차마 잊을 수 없었던 60년의 세월동안 
하루도 빼놓지 않고 편지를 띄웠던, 끝내 수취인불명으로 반송된 
정순덕의 숱한 편지들... 
해결되지 않은 이 역사의 상흔과 그들의 아픔 앞에 
과연 우리는 무엇을 말할 수 있는가.....

 

 



강제징용자들의 사연을 그렸다. 현대의 가족들과 오늘의 일본, 그리고 과거의 시간까지. 시공간을 오고가며 노래하는 역사판타지. 믿어지지 않는 우리의 진실, 그리고 현실이 무대 위에서 소박하게 재현된다. 일본의 정신병원에 있는 한 남자. 조선인으로 추정되는 이 노인의 이름을 찾기위해 나선 원정대와 오늘날에도 여전히 그날의 기억 속에서 아픔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버지에서 딸로 다시 손자로 연결되며 끊임없는 역사의 고리를 웃음과 눈물이 하나로 어울어지는 전개로 풀어낸다. 낯선 땅에서 시작되는 이야기는 수십년전 노인이 징용되던 청년의 모습으로 소급된다. 젊은 청년으로 떠나 사라진 남편의 기억을 노년이 된 지금도 놓지 못하는 어머니와 그들의 자식으로 태어나 시대와 국가, 사람에 대한 아픔으로 삶이 각박해져버린 딸은 끊임없이 충돌한다. 이들의 관계가 아버지의 흔적을 다시 찾은 것으로 해결될 수 있을까? 지금도 진행형인 우리 민족과 나라의 아픔들이 이들을 통해 표현된다... 반듯하게 자라난 손자가 영장을 받는 마무리는 보는 이의 가슴 한켠을 다시 애잔하게 만든다. 

 



책임지지 않는 역사, 쉽게 잊어가고 또 잊혀져 가는 사람들...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역사는 반복된다.
이 땅의 비극은 끝나지 않았다. 그저 잊혀져 가고 있을 뿐이다.
<이등병의 편지>는 일제시대 강제 징병된 채 이국의 땅에서 
돌아오지 못한 김백식과 남겨진 그의 가족에 대한 이야기다.

 



우리가 두 발을 딛고 살아가는 이 땅,
이들에겐 대한(大韓)민국인가,
아니면 한(恨) 많은, 대한(大恨)민국인가. (극중 대사)

 

김광석의 노래 <이등병의 편지>와는 다소 동떨어진 내용이지만

김백식 (긴바라 하쿠쇼쿠) 이등병의 60년 만에 전해진 편지가

마지막에 자막으로 나온다.

이때 경음악으로 <이등병의 편지>가 깔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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