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전상배 '엄마, 다시 가을이 오면...'

clint 2024. 8. 13. 09:34

 

 

 

오직 자식을 바라보며 세상을 버티어 온 엄마. 
자신의 삶을 찾기 위해 온 힘을 다해서 꿈틀거리고 있는 딸,
그런 엄마와 딸이 부대끼며 함께 살고 있는 집.
꿈을 위해 삶을 추구하는 것인지?
살아남기 위해 작은 행복에 만족하며
세상의 굴레에 스스로를 맞춰야 하는 것인지?
삶의 방식에 관한 엄마와 딸의 논쟁은 끝이 없는데,
딸은 독립할 것을 선언한다.
하지만 세상의 풍파를 맨 몸으로 이겨내기란 결코 쉽지 않은 법. 
녹녹치 못한 세상과의 싸움과 힘겨운 삶의 태풍이 거세어질수록 
딸은 점점 더 엄마를 그리워하는데...

 



작품은 서로 다른 사랑 방정식을 가지고 있는 엄마와 딸을 그리고 있다. 

힘겨운 삶의 여정을 지나며 굳어진 엄마의 바라기와 

새롭게 삶의 여정을 시작하는 딸의 바라기는 너무 다르다. 

딸은 “엄마, 난 가끔은 엄마가 내 결정을 응원해 줬으면 좋겠어!”라고 말하며 

엄마는 “꿈 꿀 시간이 없었지 꿈이 없지는 않았어!”라고 말한다.
복잡하게 변하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 가족 그리고 엄마와 딸의 의미를 다시금 

돌아보게 하는 대사들이다. 오직 자식을 바라보며 세상을 버티어 온 엄마와 

신의 삶을 찾기 위해 온 힘을 다해서 꿈틀거리고 있는 딸. 

이들이 부대끼며 함께 살고 있는 집이 작품의 무대다. 

삶의 방식에 관한 엄마와 딸의 논쟁은 끝이 없고, 딸은 독립을 선언한다. 

딸의 임신과 미혼모로 애를 키우겠다는 딸.

통영에 있는 아들이 연락이 안 되어 찾아간 엄마는 

불법파업으로 구속되어 교도소에 수감되었으며 면회도 못한다.

마지막 남은 딸과 고향 죽포리로 내려가 애도 낳고 거기서 키우고 싶은 

소망을 얘기하나 딸은 멀리 프랑스로 떠난다.

딸은 이런 엄마를 소설로 구상하며 조만간 낼 것이다.

멀리 있으니 점점 더 엄마를 그리워진다.

 



작가의 글 - 전상배 
가을은 지난 일을 돌아보기에 좋은 계절이다. 그것은 내일을 미루어 살피는 데까지 이내 확장되지만 아무것도 명쾌한 것은 없다. 명쾌하지 않은 것에 대한 사색. 그것이 가을이라는 계절이 만들어내는 사색이다. 이러한 가을의 사색은 명쾌하지 않음으로 아름답다. 만약 명쾌한 무엇이라면 그 아름다움은 퇴색해 버릴 것이다. 엄마는 우리 모두가 아는 만물의 섭리다. 엄마로부터 태어나 그곳으로 다시 돌아가는 일이다. 모든 것은 자연으로부터 태어나 자연으로 돌아가듯이. 그것을 부정하기 위해 과학, 철학, 수학, 신학 따위를 총 동원한다 해도 결국 당신은 누군가의 발단이고 누군가의 계속이다. 감성과 이성이 상치하는 많은 시간들. 관계성 속에 갈등하는 인간의 모습은 상치하는 이성과 감성의 결과다. 엄마와 딸 역시 상치하는 시간들 속에 공존한다. 공존하기 위해 무던히도 애쓰는 상치의 시간들은 각자의 삶을 지켜내는 것으로, 각자의 삶을 찾아가는 과정들로 치환된다. 누구나 그렇듯이... <엄마, 다시 가을이 오면...>은 엄마와 딸의 관계성 속에서 보이지 않는 많은 것들이 서로 상치한다. 서로 상치하는 것들로부터 우리의 무대는 서로 다른 사색의 시간들을 갖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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