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희곡

하트, 카우프만 '조지 워싱턴이 머물었다는 그 집'

clint 2024. 6. 14. 08:38

1957년 국립극단 공연 포스터

 

 

뉴턴 풀러는 직장생활을 하면서 푼푼이 모은 돈으로 결혼한 지 22년 만에 

처음으로 도시를 조금 벗어나 전원에 집을 한 채 산다.

이 집은 미국 독립전쟁 때 조지 워싱턴이 잔 적이 있다는 전설의 집인 것,

뉴턴이 이 집에 끌린 건 집은 헐값이면서도 워싱턴이라는 매력 때문.

그는 꿈속에서 자연을 사랑하며 살아보려는 시인기질의 소시민인 것이다.

허나 이 집에 이사한 후 그 집은 워싱턴이 잔 일이 없다는 것이 밝혀지고

게다가 물도 없는 데다, 모든 것이 노후해서 돈이 들어가는 수선들로

비용이 엄청 초과되어 가족 모르게 뉴턴은 은행에 저당 잡혀 돈을 빌린다.

5만 달러로 상환할 능력이 안 되어 결국 이 집은 차압당하게 된다.

그럴 즈음 그들의 삼촌 되는 스탠리가 이 곳에 찾아오고

그들은 자신들이 이 부자아저씨의 유산을 물려받게 되어 있기에

그 5만불을 미리 줄 수 없냐고 하는데... 그러나 스탠리는 여러해 전 파산해

지금은 수중에 한 푼도 없는 건달 영감이 된 것을 알게 된다.

그들은 집을 압류당하는 와중 속에서 술 마시며 모든 것을 잊어버리려 한다.

그리고 어차피 이 집을 내놓게 될 바엔 애초에 사들였던 당시의 원상태로

되돌려놓자는 의견에 모두 동조해 다시 집을 때려부수는 작업이 진행된다.

창문을 깨고 난간을 부수고 지붕을 뚫고....
그러나 압류된 이 집을 사겠다는 프레스컷을 재치와 기지로 감쪽같이 속여

프레스컷 쪽에서 타협안이 나오게 꾸민 것은 바로 스탠리 아저씨였다.

예전의 명함과 허세로 위세를 떨친 그 앞에 프레스컷이 꼬리를 내리고

타협을 하자고 한 것이다.

결국 우여곡절 끝에 이 집을 뉴턴 네 가족들이 갖게 된다.

그런데 방송에서 이 일대 태풍경보가 내린다.

어어... 집을 거의 다 부셨는데...

 

 

 

이 작품은 처음부터 여러 상황이 재미있게 전개되고

주요 인물 이외에도 여러 등장인물들이 여러 사건에 걸쳐 얽혀 있기에

시종일관 연극적인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당대의 코미디 계의 최고였던 모스 하트와 조지 카우프만의

공동 집필 대가의 능력을 새삼 느낄 수 있는 작품이라 하겠다.

 

 

애들 학교 친구들이 집들이 왔다가 지붕에서 빗물이 떨어지자...

 

 

오화섭씨가 번역한 이 작품은 거의 공연이 안 된 작품이다.

중간에 미국 독립전쟁의 역사와 지명 등이 나와 다소 생소하다면

한국식으로 번안을 해도 좋을 듯하다. 최근 우리의 주거환경도

도심 아파트에서 시외의 전원주택으로 바뀌는 추세이기에...

공감이 많이 가고, 이웃과의 트러블도 재치있게 풀어낸다.

등장인물이 17명 정도로 다소 많으나 그보다 건강한 웃음을 줄 수 있는

작품도 드물기에. 무대 장치는 멋지게 하면 좋은데,

조립식으로 해야 한다. 왜냐하면 집을 허물어야 하기에,,,

 

 

 

 

조지 S, 카우프만(George S, Kaufman)과 모스 하트(Moss hart)는 1930년 <평생에 꼭 한번>이라는 작품을 처음으로 공동 집필한 이래 미국 연극사상 가장 성공적인 동반작가 가 되었다. 두 사람은 여섯 편의 장막극과 두 편의 뮤지컬을 공작(共作)했는데 <못 말리는 밴더호프가 사람들>(You Can't Take it With You, 1936) 다음으로 성공적인 작품은 영화로도 소개된 바 있는 <만찬에 초대된 사람>(1939)이다. 두 사람은 팀을 이루기 전후에도 독자적으로 극을 했으며 다른 사람과도 공작(共作)한 경력이 많다. 카우프만의 대표작을 꼽으면<무대출입문>(1936)<비단 스타킹>(1953)<여덟시의 만찬>(1932)등이 있는데 그의 뮤지컬<그대 위에 노래 부르리>(1932)는 미국의 뮤지컬 사상 가장 훌륭한 작품이라는 평을 듣고 있기도 하다. 모스 하트의 대표작으로는<어둠속의 여인>(1941)<하늘을 밝혀요>(1948)<날개달린 승리>(1943)등이 있었는데 극작뿐 아니라 연출에도 재능이 있어 그가 연출한 뮤지컬<마이 페어래디>는 공전의 성공을 거둔 수작으로 알려져 있다.
1936년 초연되어 그 해에 리처 상(賞)을 받은 <못말리는 밴더호프가 사람들>은 미국의 대표적 희극으로 손꼽히는 작품이다. 작가는 관객을 즐겁게 하려는 것 외에 주제)를 담아보려는 의도는 가지지 않았다고 고백하고 있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결코 만만치 않은 사상이 담겨 있음을 알 수 있다. 어떤 의미에서 가장 비(非)미국적이라고 할 수 있는 철학자 헨리 데빗 쏘로우의 <월든>(Walden)을 즉각 연상케 하는 일면이 있다. 평생 자연을 관찰하고 독서와 사색을 몰두한 쏘로우가 가능한 한 자유롭고 초연하게 살라고 했을 때의 생(生)에 대한 태도가 이 작품에서도 기본적인 인생관을 이루고 있는 것 같다. 다만 쏘로우가 기계로부터의 해방을 주장한데 비해 이 집 식구들은 인간생활에 필요한 기계를 즐겨 사용하며 또 손수 만들기도 한다. 어쨌든 작가는 즐겁게 하려는 것이 유일한 극작의 목적이었다고 주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작품은 공연히 심각한 척 하는 어떤 작품들보다도 긴 생명을 누려왔고 앞으로도 미국 희극의 전통 속에 중요한 자리를 계속 차지할 것임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