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번리의 한 기차역, 매슈는 집안일을 거들어줄
남자아이를 기다리고 있다. 한참을 기다린 매슈 앞에
나타난 아이는 ‘안’이라는 이름의 붉은 머리 소녀.
매슈를 따라 초록지붕 집으로 오게 된 안은
우여곡절 끝에 초록지붕 안으로 발을 들이게 된다.
안은 그 곳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게 되지만
이리저리 부딪힌다. 사람들과 소통하고 이들을 이해시키기
위해 애쓰던 안은 마침내 초록지붕 안으로 스며들게 되고
온전한 자신의 삶을 찾아 나아가기 시작한다.
“넌 이름이 뭐니?”, “안이에요”
“아니, 네 이름이 뭐냐니까?” , “안이라니까요?”
‘붉은 머리 안’은 우리 말이 지닌 언어의 맛으로
한국적 재치와 웃음을 담아냈다.
‘붉은 머리 안’(공동각색 홍사빈, 홍단비)은 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빨간 머리 앤’을 각색한 작품이다.
원작이 바탕을 이루고 그 외 가능한 모든 것은 변화시켰다.
정말 완전히 다른 ‘빨강머리 앤’이 탄생했다.
이 붉은 머리 소녀의 이야기는 뜬금없고 기상천외하게 전개된다.
‘안’을 제외한 나머지 배우 4인이 10인 이상의 배역을 오간다.
김창완의 ‘내 마음에 주단을 깔고’가 주제곡이다.
빨강머리가 갖는 유아적 이미지는 좀 더 한국적인 소녀로 성장했다.
관객들은 이 기상천외한 전개를 찰떡같이 알아들을 수 있다.
관객에게 마법을 걸기라도 한 듯 ‘붉은 머리 안’의 이야기는
새로운 어법과 독특한 구성으로 예전의의 추억을 갈아 치웠다.
움직임과 말, 소리만으로 기차역이 되고,
마차가 되고 배꽃 가득한 농장 길이 된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초록 지붕이 관객들의 상상 속에 펼쳐지며
얘전 기억의 ‘앤’이 무대 위에 ‘안’이 되어 모험 가득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꽃이 내 무릎에 떨어지기로 했어. 그렇게 하기로 결정했어.”
안의 이 독특한 화법은 모든 행위의 주체를 나로 바꾸어 버린다.
관객은 그런 ‘안’의 화법에 매료되고 만다. “미안해요” ,“죄송해요”,
“나는 안 죄송해요”, “나는 미안하지 않기로 했어요”,
“나는 나를 사랑하기로 했어요”
늘 미안하고 죄송했던 한 소녀는 자신을 존중해 주는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 속에서 자신을 사랑하는 인간으로 성장한다.
잘된 각색과 다양한 볼거리를 버무린 새로운 연극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원작에 대해서
1. 줄거리
나이가 지긋한 독신자인 마릴라 커스버트와 매슈 커스버트 남매는 농장 일을 거들 남자 어린이를 입양하려고 한다. 하지만 매슈가 마을 기차역에 갔을 때, 수다쟁이에다가 엉뚱한 여자 어린이가 있었다. 알고 보니 입양을 맡은 스펜서 부인의 실수로 온 것이었는데, 매슈는 이미 순수한 앤의 매력에 빠졌다. 하지만 냉정한 판단력을 가진 마릴라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부인을 찾아가는데, 동행 길에서 앤이 어릴 적 부모를 잃고 여러 집을 전전하다가 고아원에 온 불쌍한 아이라는 것을 알았다. 막상 앤을 데려가겠다는 블뤼엣 부인이 나타나지만, 그녀는 일꾼들을 가혹하게 부리기로 악명 높아서 그 집에 보내고 싶지 않았다. 고심 끝에 마릴라는 앤을 입양하기로 마음먹고 도로 데려온다. 물론 자녀를 키워본 적이 없는 커스버트 남매로서는 앤을 키우는 게 쉽지 않았다. 하지만 커스버트 남매는 앤의 사람을 끄는 매력과 순수함을 통해 그동안 느껴보지 못했던 인생의 즐거움을 깨닫기 시작한다. 마릴라의 표현대로 앤은 "자신에게 사랑을 가르쳐준 아이"였다. 앤은 매슈 아저씨가 교원학교인 퀸즈전문학교 입학을 기뻐하시도록 열심히 공부한다. 덕분에 친구 길버트와 나란히 1등으로 합격, 퀸즈전문학교에 입학한 그녀는 1년 만에 1급 교사자격증을 취득했고, 레이먼드 대학교에 입학할 수 있는 장학금도 받는다. 하지만, 매슈 아저씨의 죽음, 마릴라의 건강 악화로 레이먼드 대학교에 가지 않기로 한다. 대신 길버트의 양보로 에이번리에서 교사로 취직한다.
2. 해설
《빨간 머리 앤》(영어: Anne of Green Gables)은 캐나다의 여성작가 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1908년작 소설이다. 원제는 《그린게이블스의 앤》(푸른 지붕의 앤)이다. 앤 셜리라는 감성이 풍부하고 말이 많은 소녀의 몸과 마음이 성장해 가는 과정을 풍부한 어휘력과 감성이 풍부한 문체로 묘사하고 있다. 모두 38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루시의 고향이기도 한 프린스에드워드 섬의 시골인 에이번리에 대한 낭만적 묘사, 등장인물들의 감정에 대한 서술이 잘되어 있는 점이 소설의 장점이다.
독자들에게 인기를 끌면서 앤의 처녀 시절을 다룬 《에이번리의 앤》, 앤의 대학생 시절을 다룬 《레드먼드의 앤》, 앤의 고등학교 교장 시절을 다룬 《윈디 윌로우스의 앤》, 앤의 신혼 초기 시절을 다룬 《앤의 꿈의 집》 등의 여러 후속작들이 출판되었으며 앤의 아들들, 아들들의 1차 대전 참전(1명은 전사), 나아가 앤이 세상을 떠날 때까지 계속 서술되었다. 즉, 앤이 인기를 끌자 많은 작품에 앤이 등장한 것이다. 한국어로 옮긴 《빨간 머리 앤》은 시공사에서 김경미 씨가 1996년에 번역한 글을 1, 2권으로 펴내었으며, 출판전문잡지인 기획회의에 시공사 편집자가 쓴 글에 의하면 《빨간 머리 앤》을 읽거나 만화영화로 본 세대들이 읽을 것으로 생각하여 《에이번리의 앤》, 《레드먼드의 앤》등을 펴내었다고 한다. 동서문화사에서도 출판했으며, 전성보 화백이 그림을 그렸다. 영화, 애니메이션의 소재가 되기도 하여, 1979년 니폰 애니메이션에서 만든 만화영화인 빨간머리 앤을 한국방송에서 방송을 했다. 앤이 마릴라 아줌마 댁에 입양되어 퀸학원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는 내용을 만화영화로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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