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문호근, 원창연 '구로동 연가'

clint 2023. 6. 2. 16:32

 

 

공단생활을 하는 근로자들의 외로움과 고통을 주로 그려내고 있는 이 작품의 이야기는 민영과 나리의 사랑에서부터 출발한다. 공장생활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서로를 사랑하게 되는 민영과 나리, 고아로 자라 민영과의 결혼문제에 갈등을 겪던 나리는 공장을 옮기나 민영의 노력에 의해 두 사람은 다시 만나 동거하기에 이른다. 두 사람의 순수한 사랑을 부도덕한 것으로 모욕하는 작업반장을 향해 민영은 주먹을 휘두르게 되나 오히려 실컷 두들겨 맞고 경찰에 연행된다. 민영을 구하기 위해 작업반장을 만난 나리는 그에게 몸을 허락하곤 합의석방을 얻어낸다. 풀려난 후, 과거 같은 공장동료로 임금투쟁 과정에서 해고되어 술집여자로 전락한 혜숙을 찾아 술을 마시던 민영은 마침 그곳을 찾은 작업반장을 만나 칼로 찌르고 나리를 찾아간다. 나리를 죽이고 자신도 죽으려했던 민영은 막상 나리를 만나자 용기를 잃게 되고 두 사람은 서로의 운명을 한탄하고 슬퍼할 시간도 없이 민영은 경찰에 체포되어 끌려간다.

 

 

<구로동 연가>는 노동자를 통해 상대적 빈곤에 시달리는 민중 모두의 희망을 그리고 있다. 입시문화와 권력구조의 희생물로 그려진 반장, 분단상황의 희생물인 배씨, 출세주의로 처세하는 강철이, 사랑 빈곤의 대표적 인물 격인 고아 나리, 가난한 농민의 아들이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민영, 동생들을 위해 희생하는 소녀가장 혜숙은 각기저 편의 희망을 위해 싸우고 있다. 그들의 삶은 우연히 구로동 공단을 배경으로 펼쳐지지만, 우리 하나하나와 무엇이 다르냐는 공감대를 형성해 준다. … 우리 사회 경제활동 인구의 반이라는 노동자의 삶을 그려 주는 현실적 묘사들과 그것이 주는 보편적 메시지로 인해 <구로동 연가>는 구로동 사람들뿐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삶의 현실을 절실히 느끼게 한다. 작품이 정치, 사회적 구호가 되지 않으면서도 그것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의 삶을 묘사할 뿐 아니라 일상적 삶에서 그냥 지나치기 쉬운 부분까지도 보여줌으로써 현실인식의 지름을 넓히고 깊이를 더해 준다면 이는 역사에 남을 작품임에 틀림없다. <구로동 연가>는 그런 의미에서 역사에 남을 것이다. 음악적 완성도에 있어서 아직 미비한 점이 보이긴 하나 그들의 작업을 지탱하는 철학이 흔들리지 않는 한 양식적 차원에서의 수준 역시 거듭되는 시도 속에 제자리를 찾으리라 본다. 지금까지 많은 무대를 수놓은 어느 음악 공연보다도 우리가 추구하는 예술의 의미에 접근한 <구로동 연가>는 미래를 위한 하나의 모델이다.

 

 

 

 문호근과  원창연이 대본을 쓰고 구로동의 근로자들이 모이는 교회를 찾아 다니면서 보고 들은 것을 토대로 가대본을 만들었고 그에 맞는 작곡을 의뢰, 작곡가들과 함께 곡의 가사를 다듬어 대본을 정리했다. 서곡인공단의 연기처럼으로 시작되어고향을 떠날 때’, ‘시다의 꿈’, ‘공순이가 떳떳해’, ‘내 지문 어디로 갔나’, ‘휴일을 앗아간 보너스’, ‘언젠가는 나도’, ‘회사는 말이 없다 28여 곡의 노래로 3막의 극이 진행된다. 이번 노래극의 음악 역시 <우리들의 사랑>의 음악팀인 작곡가 강준일, 김철호, 이건용이 맡았는데 3명의 작곡가가 등장인물에 따라 노래를 만들었던 그때와는 달리 이번에는 극 전체를 세 부분으로 보아 극의 줄거리와 관계된 인물들의 심리묘사를 표현하는 곡들은 강준일이 쓰고, 근로자들의 생활과 놀이적 요소가 짙은 노래는 모두 함께 부를 수 있는 건강한 노래로 김철호가 만들었으며 공장생활의 배경이 되는 간주곡과 같은 배경노래는 이건용이 맡아 각각 목적에 맞는 노래들을 만들었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음악적인 요소가 극과 유리되어 오락적인 요소로 흐르고 있는 뮤지컬과는 달리 우리가 표방하는 노래극은 음악을 통해 극의 흐름이 진행되어야 합니다. ‘우리들의 사랑은 이 스텝을 밟지 못했었는데구로동 연가에서는 이것을 시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