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수의 소야곡’은 월남한 남편을 찾아 임신한 몸으로 피난길을 뚫고, 20년이 넘는 세월을 소식조차 알 수 없는 남편을 생각하며, 고통스러운 삶을 살아가는 한 여인의 처절한 삶을 애달프게 보여주는 작품이다. 한 여인이 엇갈린 운명을 통해 아빠가 다른 두 남매를 출산하고 그들이 이별을 겪으며, 다른 환경에서 성장하다가 세월이 지나 이 남매가 형제인줄 모르고 사랑에 빠지고 결혼까지 하는 등 한 가정의 비극적인 스토리를 우리의 귀에 익숙한 노래와 함께 어우러져 펼쳐진다. 너무나 쉽게 이별하는 현대인들에게 사랑, 가족, 삶의 가치를 되돌아보게 한다.
눈이 간간이 내리는 강물 위로 나룻배를 탄 20대의 미란이 나오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1949년 선달, 함경남도 북청에서 인민군 징집이 시작되자 반동으로 몰린 지주댁 아들 진수는 친구 송우성과 함께 월남을 계획한다. 그러나 그들이 탈 배는 이미 만선이 되어 두 명 밖에 태울 수 없는 상황이 되자 금진은 남편 진수와 송우성을 먼저 내려가도록 독려한다. 자기는 머슴 조득룡과 함께 흥남에서 배를 타고 뒤따라가겠다며…… 이미 만삭이 된 금진과 영순은 득룡의 도움으로 무사히 배를 타고 부산에 도착하게 되는데...
금진은 조득룡의 도움으로 무사히 부산에 도착하는 순간 살고를 느껴 아들 창호를 낳게 된다. 덕분에 득룡에게 또 신세를 지게 되고 남편을 찾는 일까지 부탁하지만 득룡은 오래 전부터 연정을 품어온 금진을 차지할 기회는 이때뿐이라는 생각에 오히려 그들 부부가 만나지 못 하도록 갖은 방법으로 방해하기에 이른다.
한편, 이제나저제나 아내가 오기를 기다리며 넝마주이를 이끌고 있던 진수는 갑자기 들이닥친 조득룡의 조폭들에게 모든 것을 빼앗기고 만다. 득룡에게 아내 금진의 소식을 사정해보지만 그럴수록 득룡은 더욱 난폭하게 진수를 대한다. 하는 수 없이 아내를 만날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인 양 단장이 이끄는 극단으로 그들이 찾아가던 날, 그곳마저 선수를 쳐 손아귀에 넣어버린 조득용 진수가 도착하자 불을 지르고 진수에게 뒤집어씌운다. 결국 진수는 사랑하는 아내 금진과 갓난 아들 창호의 얼굴도 보지 못하고 방화범으로 몰려 일본으로 밀항할 수밖에 없는 신세가 되고....
끝내 금진은 남편을 만나지 못하고 조득룡의 계략대로 영자 모가 운영하는 부산갈매기에 얹혀사는 신세가 된다. 그곳에서 양색시 영자와 정든다. 득룡은 진수까지 밀항토록 한 후라 금진을 자기 여자로 만들 계획을 꾸미던 중. 밀항선 선장을 만나게 해 준다며 미군 부대 근처 창고로 금진을 유혹해 그녀를 강제로 겁탈하고 금진은 그 일로 임신까지 하게 된다. 죽고 싶은 심정이나 어린 아들 창호를 위해 이를 앙다물고 참고 있던 금진은 조득룡의 딸을 낳자마자 어린 딸의 앞날을 위해 송우성부부에게 맡기고 자신은 창호만 안고 조득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기 위해 도망하는데...
득룡을 피해 서울에 온지도 어언 10년, 그동안 금진은 갖은 고생을 하며 아들 창호의 뒷바라지만 해오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4.19학생 시위대에 섞여 정치깡패로 변신한 득룡 일행이 그녀 앞에 불쑥 나타난다. 당황한 금진에게서 태연하게 딸을 찾는 조득룡. 그녀가 딸을 위해 자기 손으로 죽였다고 하자 흥분한 조득룡은 부하들을 시켜 창호를 납치하고 만다. 그녀의 삶의 유일한 희망인 아들을 납치해 조폭으로 키운다
창호를 사방으로 찾던 금진은 10년이 지나도록 만나지 못하자 허탈해하던 중 쎄시봉 나이트클럽에서 피폐한 몰골로 변한 영자를 만나 조득룡의 소식을 듣게 되고 뒤늦게 의원 접대하기 위해 들어온 조득룡을 만나게 된다. 10년만에 만난 득룡에게 창호만 돌려주면 뭐든 하겠다며 사정하나 그는 이미 그녀에게 증오만 담은 터라 냉정하게 뿌리친다. 그런 금진을 도우려는 영자의 협박은 오히려 조득룡의 화만 돋구게 되고, 더 이상 쓸모가 없다고 생각한 영자도 비참한 몰골로 쫓겨난다. 결국 금진의 품에서 비참한 최후를 맞게 되는 영자는 죽기 직전 창호의 결혼 소식을 알려주는데...
득용 파에게 끌려온 창호는 이미 20대의 청년이 되어있다. 한편 송우성 부부에게 맡겨졌다 출생 비밀을 알고 가출했던 딸 미란은 서울역에서 창호가 있는 쎄시봉으로 끌려온다. 창호와 미란은 서로의 사정에 연만을 품고 사랑을 싹틔우게 되었고 3년동안의 열애 끝에 결혼식을 올리게 된다. 서로 씨 다른 남매인줄도 모르고. 한편 죽기 직전의 영자로부터 소식을 들은 금진은 멀리서나마 아들의 결혼식을 지켜보기 위해 그곳으로 찾아온다. 그곳에서 송우성 부부를 알아본 금진은 미란과 창호의 관계를 의심하게 된다. 결국 염려했던 대로 그들은 자신의 아들과 딸임을 알고 당황해한다. 그런 사정도 모르고 뒤늦게 결혼식에 참석해 건들거리는 조득룡의 파렴치한 행동에 더는 참지 못한 금진은 모든 사실을 밝힌다. 순간 결혼식장은 아수라장으로 변하고 흥분한 조득룡은 그를 막으려는 창호에 의해 비명횡사 당하고 마는데...
결국 금진은 창호를 대신해 자신이 죄를 자처해 사형이 언도된다. 그 소식을 들은 창호는 금진을 찾아가 왜 여태껏 소식도 없다가 뒤늦게 찾아와 이런 상황을 만들었으며 왜 자기 죄를 대신 뒤집어쓰려 하시냐며 괴로움을 토로한다. 한편 일본으로 밀항해 조총련에 가입했던 진수는 일본 국적을 취득한 후에야 아내 소식을 접하고 한국에 도착하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창호와 만난 진수는 고통스러워하는 창호의 마음을 진정시키고 달래보려 하나 잘 되지 않는다. 결국 금진이 제정신이 아닌 걸 알리게 되는 진수, 창호는 그 소리에 모든 사실을 밝히겠다며 차를 타고 달려가던 중 교통사고를 당하는데....
눈내리는 북한강, 미란과 진수는 창호의 장례식을 치른 후 유골을 뿌리기 위해 배를 타고 나온다. 그들이 슬픔에 겨워 있을 때 금진은 금진대로 한을 토로하며 창호를 따라 가련다며 강물 속으로 들어간다. 진수와 미란이 그런 그 녀를 발견하지만 이미 때는 늦어버렸다. 진수와 미란이 금진을 부르며 통곡하는 가운데 막이 내린다.
'한국희곡'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박동화 '두 주막' (1) | 2022.08.05 |
---|---|
양수근 '복날은 간다' (1) | 2022.08.05 |
윤백남 '야화' (1) | 2022.08.03 |
진주 '정동구락부: 손탁호텔의 사람들' (1) | 2022.08.02 |
홍진형 '오르페우스의 아내' (1) | 2022.08.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