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과 지옥을 다 맛봤어. 최고에서 굴러 떨어져 쓸개를 핥던 내 모습…』
기획사 사장이 비참했던 시절을 회상한다.
그에게 남은 가능성이란 「대박」을 터뜨리는 것뿐.
그는 과거로 돌아가는 길을 택했다.
비틀스를, 그것도 막 데뷔하던 시절의 싱싱한 비틀스를 재현하라. 그것도 똑같이. 그 길은 성공할까?
「안녕 비틀스」는 초기 비틀스를 그대로 재현, 자신의 입지를 회복해보려는 몰락 직전의 기획사사장과 그 주변의 이야기를 생생한 음악에 얹어 보낸다. 넷(NET) 세대의 꿈인 연예 비즈니스의 속을 파헤쳐 보인다는 주제에다.
살롱 록뮤지컬. 소극장에 걸맞은 작은 록뮤지컬을 표방하는 작품이다. 그러나 내용과 형식에서의 몇몇 시도는 작다고 보아 넘길 수만은 없다.
『인디에서 자존심만 높인다고 다가 아니야』 초창기 비틀스를 그대로 따라하는 것(copy)하는 것만이 우리의 살길이라며 밴드를 채찍질하는 사장. 홍대 앞과 이태원 나이트클럽 등을 전전하던 중, 인디 밴드의 기약 없는 생활에 지쳐 사장의 제안에 따른 무명 밴드. 극은 사장이 마련한 합숙소에서 이들 다섯 멤버가 비틀스로 「제조」되다, 탈출해 나오는 과정이다. 『난 장사꾼이야』, 사장의 실토. 그러나 사장은 천진한 OD와 작업해 나가면서 순수를 회복해 나가게 된다.
이 작품이 갖는 커다란 매력은 음악을 실제 그룹이 직접 연주, 생동감을 불어넣는다는 점. 5인조 록 밴드 밀크바. 10월부터 연습에 들어 간 이들은 자신의 무명 시절을 되살려 내니, 곧 무명 시절의 비틀스였다. 록뮤지컬이란 시청각을 자극하는 호화 스펙터클에다 웅장한 음악이 동원돼야할 필요는 없다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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