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희곡

찰스 쇼 '병사와 수녀'

clint 2018. 5. 4. 11:47

 

 

 

전쟁통에 어느 조그마한 무인도에 병사와 수녀가 표류되어 생기는 코메디.

꼭 해야만 하는 병사와, 절대 안되는 수녀가 급박한 상황에서 갇힌 공간에서의 만남을 통해 인간이 아무도 안 볼 때얼마나 흔들릴 수 있는가 하는 내면의 갈등을 묘사한다.  끊임 없는 악마의 유혹속에... 해야하나 말아야 하나... 줘야 하나 말아야 하나... 갈등은 계속된다....

 

 

 

군인과 수녀라는 인물 설정을 시작으로 '죽느냐', '주느냐',, 라는 'ㄱ'하나 차이의 극단적인 선택에 대한 끊임없는 강요로 어느순간 불쾌해지기까지한 연극이었다. '천주님이 돌봐주실 거예요.' 라며 여전히 상황판단 못하는 동키호테 같은 '수녀'와 그 긴박하고 위험하고 혹은 절망적인 상황에서조차 '그짓'을 생각하는 '군인'의 모습에서 연극에서 말하고자하는 [갇힌 공간에서의 만남을 통해 인간이 아무도 안 볼때 얼마나 흔들릴 수 있는가 하는 내면의 갈등]을 생각하기란 쉽지 않았다.
갈등이 생기기까지의 상황이 자연스럽지 못하고 갈등의 상황에서는 공감도 아니고 치부를 들켰을 때의 불쾌함도 아닌 오로지 민망함과 수치심만을 느끼게 해 주었을 뿐만 아니라 갈등이 해결된 후엔 억지 감동을 유발하려는 듯 주저리주저리 수녀의 과거사를 나열하고 있어 지루하기까지 하다.

 

 

 

찰스 쇼의 원작 소설. 1957년 로버트 미첨과 데보라 커 주연의 영화로 잘 알려진 작품이다.

국내에서는 극단 대중극장에서 '병사와 수녀'로 각색하여 공연한 이래 개그맨 김형곤이 대학로에서 에로틱 버전으로 재미있게 각색해 공연하여 히트를 치자 그후 자주 공연되는 작품이었다.

 

 

문명이 잉태한 신무기 실험과 국가 이익을 위한 허울좋은 명분하에 위정자들에 의해 민족과 민족, 국가와 국가끼리 전쟁을 일으킨다. 그리하여 국민의 합의하에 맺어진 기존법칙과 기존주의는 질서와 전통을 상실당한 채 오직 파괴와 인명사살의 죽음과 절망의 시대를 초래한다. 전쟁으로 인해 온갖 평화와 자유, 그리고 풍요로운 생활양식은 파멸돼 버리고 불신과 굶주림과 고아와 기근과 범죄 등으로 가득찬 죽음뿐인 비극의 잔해만을 남기고 최후로 남는 것은 죽은 자와 산 자를 통해 죽은 자는 무덤이 되어 참혹한 전쟁의 증표자가 되고 산 자는 전쟁의 참혹상을 후세에 보여주기 위한 기록자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