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0세의 젊은 나이에 결핵으로 사망한 세계적 조각가 하비 메릭의 시신이 밤기차를 통해
고향 샌드 시티에 도착런다. 시신을 운반해 온 하비의 제자 헨리 스턴스는 황량하고
차가운 마을 풍경과 예술적 감수성이 전혀 없는 마을 사람들의 냉담함에 충격을 받는다.
하비의 어머니는 아들의 죽음 앞에 기괴할 정도로 과장된 통곡을 하지만, 평소 하비의
예술적 재능을 무시하고 학대했던 폭력적인 인물아다. 아버지만이 유일하게 아들을
이해하지 못했음을 자책하며 슬퍼한다. 하비의 시신 앞에서 마을의 유력자들은 그가 돈을
벌지 못했고 가축을 돌보는 일에도 무능했다며 비방과 조롱을 일삼는다.
참다못한 알코올 중독자 변호사 짐 레어드가 나서서 마을 사람들의 위선과 탐욕을
통렬하게 비판한다. 그는 마을이 젊은이들의 꿈을 짓밟고 속물로 만들었으며, 그 압박을
견디고 예술을 피워낸 하비야말로 진정한 승리자라고 일갈한다.

윌라 캐더의 1905년 단편 <어느 조각가의 장례식>(The Sculptor's Funeral)은
세계적인 조각가 하비 메릭(Harvey Merrick)의 유해가 그의 고향인 캔버스의 작은 시골
마을로 돌아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예술가와 속물적인 사회 간의 필연적인
갈등, 그리고 물질주의가 인간의 영혼과 재능을 어떻게 억압하는지를 날카롭게 폭로한다.
마을 사람들은 오직 경제적 부와 실용성만으로 인간의 가치를 평가한다.
반면 하비 메릭은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예술적 가치를 대변한다.
캐더는 하비의 빛나는 예술적 성취와 이를 전혀 알아보지 못하는 고향 사람들의
천박함을 극명하게 대조된다.
미국 문학에서 고향이나 서부 개척지는 흔히 따뜻하고 희망찬 공간으로 묘사되지만,
이 작품에서는 정신적 영양실조와 도덕적 타락이 가득한 폐쇄적인 공간으로 그려진다.
하비에게 고향은 끊임없이 탈출해야 했던 감옥이자, 죽어서도 온전히 환대받지 못하는
비극적인 장소이다. 변호사 짐 레어드는 한때 하비처럼 큰꿈을 가졌으나 고향의 속물적인
요구에 타협하여 타락한 인물이다. 그는 마을 사람들의 추악함을 가장 잘 알고 있기에,
하비의 죽음을 계기로 자신들의 탐욕 때문에 뛰어난 인재들을 망가뜨린 마을의 죄악을
대변하여 고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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