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희곡

닉 자고니 '찰리까지 30분'

clint 2026. 7. 19. 10:53

 

 

라스베이거스 병원의 한적한 응급실 대기실. 무대 위 시계는 오전 7시 30분을 가리킨다.
머리에 부상으로 피를 흘리는 홍보 전문가 리드와 그의 동료 클라인이 헐레벌떡 들어온다.
이들은 오전 8시 정각에 거물급 클라이언트인 '찰리'와 수백만 달러가 걸린 비즈니스 
미팅을 앞두고 있다. 미팅 전 치료를 마치고 나가기 위해 마음이 극도로 조급한 상태다.
리드와 클라인은 1분 1초를 다투며 소리를 지르고 안달복달한다. 반면, 접수 간호사와 
병원 보조원 달린은 숨이 막힐 정도로 느긋하게 서류를 한 장씩 넘기며 원칙적인 병원 
절차만 요구한다. "당장 의사를 불러달라"는 리드의 외침과 "접수 순서대로 적으라"는 
간호사의 태도가 부딪히며 소통 불능의 블랙 코미디가 연출된다. 리드의 상처보다 
'8시 미팅'이 무산되는 것이 이들에게는 더 큰 위기로 다가온다. 미팅 시간인 8시가 
코앞으로 다가오지만, 여전히 진료실 문턱도 넘지 못해 리드의 불안감은 최고조에 달한다.
이때 병원 로비의 TV 화면이나 라디오, 혹은 인물들의 대화 배경으로 뉴욕에서 무언가 
거대한 사건(9·11 테러)이 발생했다는 속보가 흘러나온다. 관객만 아는 진실이다.
등장인물들은 오직 자신들의 비즈니스와 '찰리'에게만 정신이 팔려 이 소식을 완전히
 무시하거나 깨닫지 못한다. 하지만 관객들은 곧 미국 전역이 마비될 대참사가 터졌음을 
알기에, 무대 위 인물들의 사소한 소동을 보며 묘한 긴장감과 아이러니를 느끼게 된다.
약속된 8시 직전, 리드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병원의 느린 행정 시스템과 직원들을 향해 
폭언을 퍼부으며 응급실을 난장판으로 만든다. 클라인 역시 패닉에 빠져 찰리에게 전화를 
걸지만, 외부 상황(테러로 인한 통신망 과부하)으로 인해 전화 연결조차 되지 않는다. 
병원 직원들은 난동을 부리는 이들을 제지하며 대기실은 아수라장이 된다.
무대 위의 시계가 마침내 오전 8시를 지나 8시 5분을 가리킨다. 미팅은 완전 무산되었고, 
리드와 클라인은 모든 걸 잃었다는 절망감에 싸여 주저앉는다. 그 순간, 응급실의 모든 
시선이 TV 화면으로 향한다. 세계 무역 센터가 무너져 내리는 참혹한 뉴스 속보가 대기실 
전체에 울려 퍼진다. 국가적인 대재앙 앞에서 자신들이 목숨을 걸었던 수백만 달러짜리 
비즈니스와 '찰리'라는 존재가 얼마나 부질없고 사소한 처사였는지 깨닫게 된다. 
두 인물이 멍하니 화면을 바라보는 충격과 허무함 속에서 막이 내린다.



닉 자고니(Nick Zagone)의 단막극 <찰리까지 30분>(Thirty Minutes to Charlie)은 
2001년 9월 11일 아침, 중요한 미팅을 앞두고 응급실에서 난동을 부리는 리드와 클라인의 
소동을 통해 블랙코미디를 연출한다. 이들은 사소한 머리 부상으로 인해 병원의 느린 
절차와 갈등하며, 결국 9·11 테러라는 거대한 역사적 비극 앞에 자신들의 비즈니스가 
무의미해짐을 깨닫는다. 개인의 이기심과 근시안적인 태도를 날카롭게 풍자한다.

 



단 35분 동안 무대 위에서 실시간(Real-Time)으로 펼쳐지는 긴박한 소동극이다.
전형적인 연극 구조 대신, 하나의 장소에서 멈추지 않고 고조되는 '상승형 단일 플롯을 
취하고 있다.  극 중 시간과 실제 공연 시간이 동일하게 흘러간다. 무대 위 시계가 

오전 7시 30분에 시작해 극이 끝날 때 정확히 오전 8시 5분을 가리킨다. 
1분 1초를 다투며 극도로 초조해하는 두 명의 PR 전문가들과, 이와 정반대로 숨 막힐 
정도로 느긋하고 여유로운 병원 직원들 간의 소통불능이 큰 웃음과 긴장감을 유발한다. 
극의 배경인 '2001년 9월 11일 오전 7시 30분(미 서부시간)'은 뉴욕에서 9·11테러가 발생
하기 직전이자 사건이 실시간으로 터지기 시작하는 순간이다. 인물들은 자신들의 
비즈니스 문제로 안달이 나 있지만, 관객은 곧 들이닥칠 거대한 비극을 알고 있기에 묘한 
긴장감과 아이러니를 느끼게 된다.

 

911테러사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