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1/14 3

장클로드 가리엘 '연애수첩'

‘연애수첩’은 오직 한 남자를 찾는 여자와 매일 다른 여자를 찾는 남자 이야기. 둘이 조금씩 변해가며 서로에게 끌리게 되는 거듭된 반전을 통해 연애란 무엇인지를 묻는다 사랑이란 건 수첩에 기록되어질 수 없는 것이며, 나만의 공간에 낯선 누군가를 들여 놓는 일이다. 사랑은 점이고 선이고 면이지만, 나아가서 하나의 공간이기도 하다. ‘나’라는 공간, ‘너’라는 공간, 그리고 결국엔 ‘우리’라는 공간. 연극 「연애수첩」은 집이라는 공간을 통해 사랑을 들여다본다. 한 남자의 집에 한 여자가 찾아온다. 여자는 ‘훼랑’이란 사람을 찾지만 그는 그곳에 없다. 찾는 사람이 그곳에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자는 남자의 집에 머무르길 원한다. 쫓아내려는 남자와 머무르려는 여자. 여자의 침범으로 그들의 사랑이 ..

외국희곡 2023.11.14

이동진 '알비장'

「배비장전」은 원래 판소리 열두마당의 한편으로 우리 선인들의 갈채를 받았던 작품이다. 뿐만 아니라, 후에 소설로 정착되어서는 많은 독자층의 애호를 받았고, 근래에는 「살짜기옵서예」와 같은 뮤지컬 드라마로 각색되어 여러차례 공연되는 등 현대 무대공간을 확보함으로써 살아있는 古典으로서의 가치를 재삼 입증한 작품이기도 하다. 흔히 「배비장전」은 절개를 자랑하던 남성이 여인의 미색(美色)을 이겨내느냐, 굴하느냐 하는 소재를 재미있게 극화한 작품이다. 우리 선인들은 특히 이런 소재를 좋아해서 저 三國遺事에도 「노힐부득 달달 박박」과 같은 설화가 전해지고 있고, 양녕대군· 황진이 등의 전설을 비롯하여 「지봉전」 「오유란전」 등의 고대소설도 같은 소재를 다루고 있다. 또, 「배비장전」은 위선적인 인간 또는 지배층에 ..

한국희곡 2023.11.14

남지심 원작 이재현 각색 '우담바라'

극단 부활에서 공연한 연극 〈우담바라〉는 이재현이 전체 4편 중 1편인 ‘도다가의 종’을 각색한 작품이다. 작품 무대는 대학 교수이자 미술가인 오채련의 집으로 한정해 조각가인 오채련이 최길성이 제작하는 범종에 비천상을 조각하여 예전의 봉덕사 종이나 상원사 종에 버금가는 훌륭한 종을 만드는 과정이 주류를 이루고 여기에 노교수와 담시 스님이 불교의 진리를 일깨워 주는 역할을 한다. 채련은 남편 한태서와 불화로 별거하는 아픔으로 자신을 잃고 방황하나 주위 사람들의 도움으로 마음을 다잡고 완성하게 되는 것이다. 소설 〈우담바라〉의 서사 구조는 오채련과 한태서 부부를 중심으로 전개되지만, 이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은 많다. 노교수, 최길성, 담시, 지효 스님(현지), 용화 보살봉두, 송강, 동화와 동미 남매 등이다..

한국희곡 2023.1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