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1/10 2

김지훈 '원전유서'

〈원전유서〉는 쓰레기 매립지 위에서 살아가는 주소 없는 사람들 각자의 삶의 모습이다. 여기는 제도권 밖에 존재하므로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곳. 버려진 공간에서 살아가는 이들은 세상의 논리와 결별한, 자신들만의 삶의 방식을 지녔다. 넝마주이 노인이 달관의 철학을 논하고 쓰레기 산에서 내려온 청년이 엉뚱한 논리를 무기로 기득권에게 새로운 형태의 토지를 요구하며 집 없고 땅 없는 사람들을 불러 모은다. 그리고 매일 같이 여자와 아이를 학대하는 남자 매일 매를 맞아도 묵묵히 텃밭을 일구는 여자 매일 울음을 연습하는 여자아이, 매일 매 맞고 쫓겨나지만 공부를 멈추지 않는 사내아이, 버려진 종을 짊어지고 다니면서 도를 구하는 할멈, 따발총처럼 말을 쏘면서 회한을 달래는 여자, 쓰레기더미 속에 버려졌지만 끈질기게..

한국희곡 2023.11.10

C. W. 니콜 '바람을 본 소년'

『바람을 본 소년』은 자연과 소통하고 함께 즐길 수 있는 주인공. 주인공이 하늘을 날 수 있었던 것은 바람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하늘을 날 수 있는 주인공을 통해 이 세상에 존재하지만 보이지 않는 것들, 그리고 우리에게 들리지 않는 것들의 소중함을 이야기한다. 합리성과 편리함이라는 이유로 자연과 소통하는 것을 포기해버린 현대인의 어리석음을 지적하고, 인간에 의해 자행되는 파괴와 폭력의 무의미와 부당성을 역설한다. 또한 평화라는 것을 지키기 위해선 얼마나 많은 희생이 필요한지 깨닫게 한다. 『바람을 본 소년』에 등장하는 독재자 브라닉은 소설 속에서 형상화된 또 하나의 히틀러다. 브래닉의 ‘신 황금용 제국’은 히틀러의 ‘제3제국’이며, 브래닉의 인종관은 히틀러의 바로 그것이다. 세계를 지배하..

외국희곡 2023.1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