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이만희 '베이비시터'

clint 2015. 11. 12. 18:48

 

 

 

 

 

특급호텔 컨벤션 홀에서 영화 “바이바이 샌프란 시스코”의 파티가 흥겹게 벌어지는데 영화감독 장유나의 인사말이 끝날 무렵 딸이 교통사고로 병원으로 이송 되었다는 연락이 온다. 병원 으로 달려온 장유나는 원장에게 책임을 묻고 다그치다가 병원으로 찾아온 전남편과 언쟁을 벌이고 집으로 돌아온다. 여자로서 성공한 영화감독으로 자리잡은 유나는 일 때문에 남편과 이혼하고 딸 예림이를 키우며 힘겹게 살아가고 있다. 그런 유나에게 현직 검사인 김검사가 끈질기게 구애를 펴나 유나는 영화를 포기하고 가정에 안주할 생각이 없어 번번이 거절한다. 장유나의 가장 절친한 친구이며 잘나가는 쇼핑호스트 채빈이 집으로 찾아와 장유나를 위로 하다가 영화감독으로 성공하려면 딸을 돌봐주고 살림을 잘하는 베이비 시터와 같은 남편을 구할 것을 제안한다. 채빈의 제안에 장유나는 공감하고 살림잘하고 말잘듣는 착한 남자를 찾기 시작한다. 그런데 마침 장유나가 새로 시작하는 영화의 오디션에 응모한 강수호가 채빈과 유나가 찾는 조건에 일치한다. 채빈의 충고를 받아들여 어수룩한 배우지망생 강수호를 영화의 단역 배우로 기용하여 아예 자기집에 기거시키며 수호의 마음을 붙들기 위하여 장유나는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한다. 수호는 영화감독으로서 유나를 존경하는 마음으로 기꺼이 장유나의 집에 들어와 살림을 도와주고 딸을 돌보지만 장유나 에게 일정한 거리를 유지한다. 유나와 수호의 관계는 시간이 흐를수록 진실한 사랑으로 발전하며 두사람은 일과 사랑의 선택의 순간을 맞게된다. 한편 장유나를 대학시절부터 짝사랑하는 김검사와 강수호에게 자신의 인생을 걸고 매달리는 악세사리 노점상 봉자의 맹목적인 사랑이 버무려지며 네사람의 사랑은 복잡하게 얽히게 된다. 마침내 장유나는 강수호의 마음을 붙들기 위하여 최후의 수단을 동원하는데...

 

 

 

 

전 2막 16장으로 구성된 이 작품 “베이비 시터”는 마치 영화처럼 빠른 장면 전환과 속도감 있는 극진행과 마치 총
알처럼 톡톡 튀는 재치있고 생동감에 넘치는 대사로 관객을 휘어잡는다. 그러면서도 극중 인물의 심리와 갈등을
간접화법으로 능숙하게 그려내어 관객을 극 속에 몰입케 한다. “베이비 시터”는 이만희의 수려한 극작술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킨 근래의 쾌작이라고 할 만하다. “베이비 시터”는 딸아이를 베이비시터 같은 착한 남편에게 맡기고 자신은 영화에 몰두하여 영화의 성취도를 높이고 자신의 만족을 얻으려는 여류 영화감독 장유나와 영화배우가 되어서 부모처럼 자신을 돌봐준 누님에게 은혜를 갚으려는 강수호가 벌이는 만남과 사랑,이별의 갈등이 가장 커다란 사건이며 대학시절부터 장유나를 사랑한 현직검사 김재룡과 장유나의 가장 가까운 친구로 홈쇼핑 호스트로 한창 잘나가는 임채빈이 장유나와 강수호의 갈등을 증폭시키는 역할로 사건을 이끌고 강수호를 짝사랑하는 악세사리행상 봉자와 포장마차 샌드위치 가게를 하는 강수호의 누나는 연극의 흥미를 고조시키며도시 서민의 밝고 건강한 삶의 모습을 보여준다 .


작가 의도
'아내는 수다스러운 것이 자연스러운 것이나 남편은 말이 많으면 아니 되고 남편은 장인장모에게 불효하면 아니되고 어떤 경우에도 처가 식구들 흉을 봐서도 안되며 아내가 바람 피운다고 질투를 해서도 아니된다. ...만약 이를 어길 시엔 재산의 반만 주고 내쫓을 수 있다" 요즘 인터넷 유머로 회자되는 신칠거지악의 일부이다. 이 유머를 찬찬히 들여다보면, 역사이래 여자들이 남자들에게 얼마나 억압받으며 살아왔는가를 역설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 대략 이런 소재를 가지고 경쾌하게 써보고 싶었다. 자식도 있는 이혼녀가 마음씨 착한 총각을 베이비씨터로 집안에 끌어들인다는 얘기이다. 무겁고 진지한 작품을 좋아하는 이도 있겠지만 어릴때 봄소풍 가듯 가벼운 마음으로 극장을 찾고 싶어하는 이도 적지 않을거란 생각에서...

 

작가 : 이만희

 

 


1954년 충남 대천에서 태어남
1978년 휘문중고를 거쳐 동국대 인도철학과 졸업
1979년<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미이라 속의 시체들>로 동아일보 입선
1980년<처녀비행>
1983년 월간문학 신인문학상
1989년<문디>
1990년<그것은 목탁구멍 속의 작은 어둠이었습니다>삼성문예상, 서울연극제 희곡상
1991년 백상예술대상 희곡상
1992년<불 좀 꺼주세요>
1993년<돼지와 오토바이><피고지고 피고지고><이만희 대표 희곡집>
1994년 영희연극상
1996년<돌아서서 떠나라>동아연극상 희곡상
1997년<용띠 개띠>
1998년<좋은 녀석들>

'한국희곡'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신명순 '신생공화국'  (1) 2015.11.12
김의경 '남한산성'  (1) 2015.11.12
김용락 '끝없는 대화'  (1) 2015.11.12
윤정선 '자유혼(황진의 생애)'  (1) 2015.11.12
김용락 '등장인물이 죽인 작가'  (1) 2015.1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