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은 풍자극 계열로 보아야 한다. 남북 분단이라는 우리나라의 상황을 교묘히 동서로 분단된 가상의 국가로 설정했으며 서쪽에서 온 99번이란 공작원을 잡기위해 장교는 59번을 이용하여 99번과 접선한 64번을 통해 99번의 소재를 파악하려 한다. 59번과 연인이었던 64번은 99번이라는 다른 남자와 한 모텔에서 투숙했다는 정보를 흘리며 64번의 배신을 알린다. 결국 59번은 64번과의 면담을 통해 그들의 사랑에 대한 진실과 그리고 99번이란 자를 추궁하는데...
64번은 99번이 그녀의 작은 오빠였단다. 전쟁 시 서쪽나라에 혈혈단신 피난 온 그녀는 부모가 아직 서쪽나라에 계시고 같이 넘어가지는 오빠의 청을 고민 끝에 거절했단다. 그건 59번과의 사랑 때문이었단다... 그리고 오빠는 예전의 그 모텔에 숨어있단다.
결국 64번의 고백을 들은 59번은 순간 그녀의 진심에 감동하고 99번의 소재를 말하지 않는다. 그녀와 그녀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이다. 결국 59번과 64번은 끌려 나가고 장교는 교활하게 웃는다. 녹음테이프를 들고....
신생 공화국의 장교는 합리주의자다. 그는 범죄자 (59번과 64번)를 심문하고 있는데, 그들의 동기나 정황에 대해선 아랑곳없는 것이다. 합리주의자답게 결과만이 소중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범인(특히 64번)들에겐 그러한 합리적 사고보다도 정통적인 것이 더 가치가 있었다. 그러니까 이 작품은 감정이 마비돼 가고 있는 현대인들에 대한 프로테스트로서 읽을 수 있겠다. 신생공화국은 실험극장 초연공연 됨, 1965. 6.12 김동훈 연출
신명순은 1962년 국립극장 장막 희곡 모집에<은아의 환상>(동인극장에 의해 국립극장에서 공연, 1962.10.30-31)이 입선됨으로써 정식적인 극작가의 길을 걷게 된다. 이후<이순신>(국립극장 공연, 1962.1.1-7),<전하>(동인극장 공연, 1962.5.13-16),<신생공화국>(실험극장 공연, 1965. 6.12, 19 양일간),<상아(霜娥)의 집>(실험극장 공연, 1968.11.1-5),<도시의 벽>(제작극회에 의해 국립극장에서 공연, 1969.12.17-22),<우보시의 어느 해 겨울>(1970년대),<가실이>(극단 민예 공연, 1978.3.1-7),<왕자>(연우무대 공연, 1980.9.25-10.1) 등의 작품을 발표한다.<은아의 환상>은 정신병자와 결혼하여 가정의 비극을 초래한 전직 교수 재명의 어두운 내면 심리를 추적했고,<상아의 집>은 소포클레스의 비극<엘렉트라>의 제재를 빌어 한국 가정의 비극적 상황으로 재구성한 작품이다.<도시의 벽>은 늙은 교수와 젊은 건축가 사이에 벌어지는 갈등을 통해 사라져 가는 옛것과 도래하는 새 것 사이의 투쟁을 묘사한 작품이다.<우보시의 어느 해 겨울>은 정치 권력의 폭력성과 군사 문화의 폐해, 물신주의가 팽배한 70년대의 어두운 현실을 고발한 작품이다.<전하>와<증인>은 역사 속에서의 선택과 진리 문제를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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