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의 거리를 중심으로 왼편에는 의류점, 오른편에는 서점이 있다.
의류점 간판은 "SEXY" 서점은 "몽상서점"
의류점엔 소연이 점원으로, 서점엔 성성이 점원으로 일한다.
아침부터 청소하는 두 사람, 소연이 걸레를 빤 물통을 길가로
뿌리다가 도로를 쓸던 성성이 뒤집어 쓴다.
미안해 하는 소연, "시원해서 좋은데" 하는 성성.
6개월 전부터 서로 얼굴만 봤지만, 이렇게 만난다.
소연은 의류점에서 이런저런 옷을 대보며 모델의 꿈을 키운다.
밤이 되면 성성은 서점 앞에 나와 책을 읽으며 밤하늘의 별을 본다.
소연의 그 옆에 와서 별을 보며 성성의 별자리 얘기를 듣는다.
그러나 소연의 변덕으로 더는 진전이 안 되는 둘의 사이다.
여기에 Mr 도(도깨비)가 나타난다. 연애해결사를 자처하며.
성성의 눈에만 보인다. 그런 Mr 도가 소연을 사모하는
성성의 마음을 꿰뚫고 코치를 한다. 그러나 매번 실패한다.
소연의 불행한 가정사, 일찍 고아원에서 자란 그런 핸디캡으로
얼마전 사귀던 남자하고도 헤어졌고...
Mr 도의 협조로 마네킹으로 변신해 의류점에서 그녀의 마음을
알게 되는 성성. 그런데, 소연이 어떤 결심으로 약을 먹는데,
그것을 제지한다. 그리고 자신의 과거도 몇년전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홀로 남아 알바하며 공부해, 천문학을 전공하고픈 자신의 심정을
소연에게 털어놓는다. 그런데 마침 입영통지가 오고...
곧 군대에 가게 되는 그에게 소연을 마음을 열게 된다.
뮤지컬 "별.아.이"(별것도 아닌것이)는 가족이란 울타리안에서 탈선하기 쉬운 우리 시대의 젊은이에 대한 이야기다. 가족의 소중함과 그 가치를 다시 한번 되세기고자 하는 것이 이 작품의 주된 테마이다. 우리는 일상생활을 살아가면서 산소의 고마움을 잊고 살듯이 가족의 소중함과 진정한 의미를 잠시 잠시 망각하고 살아가고 있지 않은가? "별것도 아니겠지” 하면서 별것 아닌 것으로 제쳐버리고 마는 가족관계! 부부, 부모, 형제들의 얘기들...아주 사소한 일들을 사랑하는 젊은이들의 작은 행복과 아픔, 그리고 사랑을 도깨비라는 우리 고유의 망원경을 통해 접근, 구체적으로 인간사에 얽혀 있는 애증을 별것이 아닌 아주 중요한 가치로 조망하는 작품이다.
작가의 글/ 오은희
나는 최승호 시인의 "별것도 아닌 것이란 시가 참 좋다.
"별것도 아닌 것이 나를 움직인다
나는 별게 아니겠지
하면서 별것 아닌 것으로 제쳐버리면
어느새 큰일이 되고 마는
쓸데없는 일인 것 같고 별것 아닌
정말 별것도 아닌 것이 나를 움직인다.
아직껏 나는
바보스럽도록 순진하고
멍게처럼 멍청한 것도 아닐 텐데......(중략)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
별게 아니겠지 하면 큰일이 나고
죄가 아니겠지 하면 큰죄가 되고
별것 아닌 것 같은
정말 별것도 아닌 것들은 언제쯤에나
속시원히 나를 풀어줄 속셈인가."
처음 "별.아.이"를 생각했을 때는 아주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너무나 평범해서 우리 눈에는 그 아픔이 띄지 않는 그런 사람 들의 이야기. 별것 아닌 것이 너무나 큰 일이 되는 사람들에 관한 얘기를 하고 싶었는데.......
지금 나는 소망한다. "소연"이 열정적인 사랑은 하지 않더라도 일상의 자잘한 행복을 느끼며 살아가길. 과학적인 별의 존재보다는 그저 먼 하늘 어딘가에서 위로를 주고 있을 별의 존재를 더 믿는 "성성"이 세상에 많기를, 그래서 언젠가 도움이 필요할 때 우리의 미스터 도에게 도움을 받을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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