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영은 뭔가 평소와 다른 날,
아무것도 예상대로 되지 않았다.
아버지의 7년째 되는 기일이라 마음이 심란한데
눈치 없는 남자친구에게 청혼고백을 당한다.
그것도 왕창 친구들과 밴드까지 동원해서.
뿌리치고 나온 뒤 우연히 들어간 곳은
‘작가와의 대화’ 행사 중인 서점이었다.
느슨하게 깍지를 낀 한 쌍의 손처럼 환상과 현실,
과거와 현재가 이어진다.
환상과 현실인지 구분이 모호한 속에서
빠져나와 아버지 기일 날 꼭 먹었던 짜장면을
뿔테안경을 낀 남자와 같이 먹는다.
서점에서 산 책이름이 <환상의 날>
나는 세상에서 두 번째로 맛있는 짜장면을 먹었다.
돌아가신 아빠의 말이 스친다.
"민영아, 제일 중요한 건 음식이란 누구와 함께 먹느냐에 따라 맛이 전혀 달라지기도 하거든."
장아미 : 소설가
이야기가 일으키는 화학 작용에 관심이 많다. 신화적인 색채를 띤 장편소설 〈오직 달님만이〉를 선보였고, 테이스티 문학상 작품집 〈7맛 7작〉에 〈비님이여 오시어〉를 수록했다. SF, 판타지, 스릴러, 호러 등 여러 장르를 시도하고 있다. 섬 거주자. 잡지 기자로 일한 경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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