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최인석 '도둑 천가'

clint 2024. 1. 8. 17:00

 

 

 

 

이 작품은 <희곡 1984> - 극작 워크숍에 수록된 작품이다. 한상철 교수가 지도했던 것으로 머리글도 썼고여기에 실린 이 최인석의 <도둑 천가>를 읽었고 읽는 도중에 어디서 본 듯한 장면이 떠올라 최인석의 다른 작품을 찾아보았는데 대한민국 문학상 수상작이며 8 대한민국연극제에 초연되었던 극단 민예극장의 <그 찬란하던 여름을 위하여>의 밑 대본인 것이다. 장소와 등장인물, 특히 초고의 다소 거친 듯한 대사도 일부가 잘 가다듬어져 있어, 대한민국 문학상 수상하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배경은 일제시대. 신의주 북쪽 압록강 가까운 조용한 작은 마을

외면적으로는 없이 조용하게 살아온 것처럼 보이던 마을에

대규모의 일본군이 투입 되면서 얘기는 시작된다.

일본군이 투입된 이유는 이렇다. 얼마전, 마을에 명의 광복군이

침입했었고 그는 부상을 바로 마을에서 치료받았으며,

나중에는 광복군 활동자금으로 금괴까지 마을에서 제공받아서 도주하였는데,

일본군들이 그를 체포하여 이런 모든 사실들을 자백 받았다는 것이었다.

일본군들은 만일 광복군과 내통한 자가 자백하지 않을 경우에는

마을 주민들 전원을 총살하겠다고 위협한다.

공포와 폭력이 마을을 뒤덮은 가운데, 마을 주민들은 각기 다른

반응을 나타내며 극도로 비인간화 되어 가고,

평소의 조용한 외면 밑에 음험하게 감춰져 있던 인간성과

잔인하기까지 이면이 노출된다.

동네 건달인 천도욱은 외견으로 고아이며 노름에 술에

난봉꾼으로 알려 있고 입바른 소리로 마을 훈장이나

진사에게 좋지만은 않은 껄끄런 인물이다..

진사와 훈장은 도욱을 지목해서 범인으로 내세워

총알받이로 삼자고 하나 대부분 사람들은 도욱이가 의리 있고

도울 아는 사내라고 옹호한다.

민진사는 시간이 갈수록 초조하기만 하다..

동네사람 들을 일일이 붙잡고 땅을 주겠다고

설득도 하고 협박도 하나 죽음 앞에선 모두 발을 뺀다.

결국 이런 민진사의 행태를 전부 지켜보던 도욱이 진사를 우롱하나

다음날 일본군 앞에서 손들고 자신이 범인이라고 자백한다.

그리고 부패한 마을 사람들과 일본에 대한 욕을 하고는

독립군의 권총으로 모든 사람들 앞에서 자결한다.

 

 

 

인간척도의 가치기준을 어떤 것으로 어떤 방향에서 제시할 있느냐 하는 문제는 참으로 까다롭다. 인간이 인간 답기 위해서는 그에 필요한 여러 조건들이 그것들 나름대로의 보편타당한 이유를 가지고 상황을 결정지어야 한다. 다시 말해서 사람이 살아 가는데 필요한 만큼의 지식이나 금력이나 권력 등등의 구조가 평형을 잃거나 주관화 때에는 분명히 하나의 폭력으로 변한다는 사실이란 말이다. 폭력은 물리적인 폭력이나 불가시적인 폭력 포함- 필연적으로의 명백한 흑백논리구조를 가지며 나름대로 白의 주장을 하는 사람이 주도권을 갖고 그를 구사한다. 점이 바로 간과할 없는 중요한 점으로 심지어는 흑의 편에서 있는 사람조차도 白의 폭력이 타당한 것처럼 믿는다. 이같이 대개의 사람들은 자신의 속성을 남에게까지 강요하여 동일화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바램은 어떤 형식의 폭력으로 변하고 폭력은 주위의 그와 비슷한 모든 처지의 군상들에게도 행해진다. 일찍이 인간척도의 가치기준이 현대와 같이 왜곡되고 모호했던 때는 없는 같다. 자신의 원하는 하나의 목표를 위하여 주위의 평화가 허물어진다 해도 그것은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말이 없다. 그러나 거개의 우리들은 자신 나름대로 인간을 가늠하는 올바른 눈을 가지고 있다. 그것이 설사 조금 구부러졌다 하더라도 우리는 노력할 있는 여지가 많다. 여지가 좋은 어떤 몇가지의 무엇으로 채워질 바람직한 우리들의 관계가 이루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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