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최민지 '슬라바 무곡'

clint 2024. 1. 4. 08:42

 

 

스모그가 심각한 어느 해외, 요양원.

원장의 아버지 얼은 무료한 생활에 활력을 주기 위해

체조 대신 블루스를 춘다거나 요양원 노인들과

우스꽝스러운 별칭을 정해 부르기도 한다.

얼은 첼리스트 로스트로포비치의 다큐멘터리를 보고는

죽음 직전까지 음악에 한평생을 바친 첼리스트의 삶에 반한다.

얼은 로스트로포비치를 연기하며 주위 사람들을

그의 연극에 끌어들이기 시작한다.

소식하던 얼은 갑자기 대식가가 되기도 하고

친구 조지를 로스트로포비치의 친구 벤자민 브리튼으로 부른다.

얼은 요양원 직원 멜리사에게 대뜸

자신의 첼로를 가져오라 소리치기도 한다.

조지는 얼의 이상한 행동을 못마땅해 한다.

조지는 노망난 늙은이의 장난이 어디까지 가냐며

두고 보기로 한다. 그러다 조지는 얼의 정신이상을 눈치채고는

얼의 마음을 돌리려 하나 실패한다.

얼의 손녀 안나는 요양원의 잡일을 바쁘게 하는 와중

틈틈이 자신이 좋아하는 발레 연습을 한다.

한편 레아(조지의 며느리)는 아들 리노의 발레 유학자금을

지원받으려 가기 싫어하는 리노를 억지로 데리고 조지를 찾아간다.

리노는 숲에서 길을 잃는데 발레 연습 중이던

안나를 만나 첫눈에 반한다.

레아는 요양원에 도착하자마자 조지에게 문전 박대를 당하지만

굴하지 않고 요양원에 머물며 노인들을 위해 발레 교습을 한다.

안나와 리노는 요양원 노인들을 위해 안무를 짜서

특별 공연 준비를 하게 된다.

공연 도중 조지가 쓰러져 아수라장이 되고

조지는 병원에 입원하게 된다.

홀로 남은 얼은 오열한다.

조지의 장례식 이후 요양원은 생기를 잃었다.

안나는 발레리나의 꿈을 찾아 레아의 제자가 되어 도시로 떠나고

리노 또한 발레 이외의 길을 찾기 위해 요양원을 떠난다.

홀로 남은 얼은 첼리스트 로스트로포비치에게

더 깊이 고독으로 침잠한다.

요양원의 직원들은 얼이 조지의 죽음 이후

창고에 둔 첼로를 찾아 얼에게 전해주러 간다.

 

 

 

《슬라브 무곡》은 1878년과 1886년 안토닌 드보르자크가 작곡한 피아노 연탄곡이다.  작곡 직후 출판사의 요청으로 편곡되었다. 생동감 넘치고 민족적 특징이 넘치는 이 작품들은 당시 좋은 평가를 받았으며 오늘날에는 이 작곡가의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으로 꼽힌다.

제목이 《슬라브 무곡》이라 위의 음악과 연관이 있는 건 아니다. 오히려 발레와 연관이 많고 얼 그레이 노인의 젊어서 못다한 첼리스트의 꿈과 얼의 손녀 안나의 발레리나의 꿈에 묘하게 얽힌다. 주 무대가 한적한 요양원인지라 머지않아 마무리 될 여러 인생의 회환을 춤과 음악에 실어 표현한 외국작품 같은 국내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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