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희곡 당선작인 이 작품은
오랜 세월 내 책꽂이에 있다가 이번에 다시 읽고 여기에 올린다.
한 농부의 보리밭에 큰 뱀이 살고 있고 그 뱀을 잡으려 땅꾼을 불렀다.
농부의 얘기론 예전에도 이 뱀을 잡으려 한 땅꾼을 불러
하루 종일 길목을 지켜 뱀을 만났는데 뱀과 그 땅꾼 둘의 눈싸움 끝에
뱀이 조용히 물러갔다는 얘기이고…
땅꾼은 뱀이 새끼를 뱄기에 살려줬다는 얘기도 해준다.
여기에 나비를 잡으러 온 사내가 등장하고
농부의 아들이 와서는 마을에 순경이 아버지를 찾는다고 한다.
아들은 주워들은 정보라며 총기를 들고 탈영한 병사 때문이라고 한다.
부자(父子)가 가고 땅꾼과 사내가 남아, 나비 이야기와 뱀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러나 둘은 서로 뭔가 감추고 있는 것을 느낀다.
사내가 말을 더듬는 땅꾼을 의심하고,
땅꾼은 이 자가 자신의 아내와 전에 만났던 사내인 것을 눈치챈다.
이 사내는 고무신을 거꾸로 신은 여자를 찾으러 탈영한 그 군인이다.
막차를 놓치게 오랜 얘기 끝에 그들은 나비제(祭) 가기로 한다.
땅꾼은 아내가 임신 중이고 곧 출산 예정이란 말을 하고…
아내 대신 화해의 축제를 대신 가는 것이다.
결국 제목의 "동행"은 화해를 의미한다고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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