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2021년과 2022년 사이 어느 때.
공간은 조그만 빌라의 방과 거실.
모녀가 둘이 살고 있다. 60데의 엄마와 30대의 딸이다.
처음에 엄마는 거실에, 딸은 방안에 있다.
모녀의 대화를 들어보면 엄마가 다니는 교회의 권사님이 확진되어 엄마가 이틀전에 검사를 받았단다. 다행히 음성이지만 며칠간 경과를 지켜봐야 하고, 딸도 검사대상이기에 집에서 피시알 검사를 받았단다.
여기까지는 코로나로 인한 예방차원으로 보인다.
그러나 조금 더 지나면 딸은 거의방에서 안 나오는 은둔형 외톨이의 전형이고, 엄마는 거의 광적인 수준의 기독교 신자이다. 그나마 코로나로 인해 대면 대화가 1년 동안 한 대화보다 많단다.
딸은 하루종일 홀로 방에서 노트북에 의존해 정보를 얻고,
엄마는 그런 딸의 문제 보다는 종교적으로 기도하며 해결을 원하고.
하민이란 딸의 이름도 엄마의 작명이고(하나님의 딸이란 의미) 딸은 이름을 바꾸려 하고….
아무튼 코로나로 조금 대화가 터지긴 했으나 둘의 미래는 암울하다.
둘의 서로를 대하는 웃음은 진정한 웃음이 아닌 조소(嘲笑)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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