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희곡

김수연 재창작 '익연' (원작 갈매기)

clint 2021. 5. 15. 14:00

 

 

수사를 살인사건으로 공식 전환합니다!

뜨레쁠레프 씨는 자살이 아니라 누군가에 의해서 살해당했을지도 모릅니다!

서재에 폴리스 라인을 다시 설치하고, 현장 출입을 완전히 봉쇄해!“

깊은 밤 울린 강렬한 한발의 총성신예 작가 콘스탄틴 가브릴로비치 뜨레쁠레프가 권총 자살했다.

경찰은 참고인 조사 중, 사건에 몇 가지 의문이 있음을 발견하고 수사에 착수한다.

한편, 뜨레쁠레프의 곁을 그림자처럼 맴돌던 마샤큰 충격을 받은 그녀는 슬픔을 이기지 못하는데....

 

김수연의 익연(翼然)체호프 새로 쓰기를 시도한 작품이다. 뜨레쁠레프의 자살로 끝나는 갈매기이후의 상황을 작가의 관점으로 새롭게 구축하면서도 체호프 적 세계를 포기하지 않은 미덕을 갖추었다. 장광설의 대사 속에 인간의 속물근성과 변덕스러움을 파고들면서 존재에 대한 연민과 서정을 포기하지 않는 작가의 역량은 주목할 만하다. 다른 작품과 비교할 때 거의 배가 될 정도로 방대한 분량이다 보니 장황한 대목도 없지 않지만, 번역극을 제외하곤 연극적 스케일이나 숨쉬기가 위축된 시대에 긴 호흡으로 사유하는 작가의 글쓰기는 희곡의 문학적 전통이 아직 살아있다는 안도감을 준다사실 이런 시도가 아주 새로운 것은 아닙니다. 희곡 사를 들여다보면 고전을 현대화한 작품들이 무척 많고, 최근 들어서는 고전만이 아니라 체홉을 비롯한 근대의 명작들도 현대화한 경향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중략) 그럼에도 인간의 변덕스러운 마음을 파고드는 섬세하고도 집요한 시선, 그 과정에서 존재의 양면을 서늘하게 표현하는 과정은 또 체홉의 본성과 잘 만나고 있는 작품입니다.” -김명화

 

 

연극 갈매기 중에서

 

작가의 글

갈매기의 뒷이야기는 애초에 세상에 없습니다. 어떤 형식으로 생겨난다 하더라도 그것은 체홉의 것이 아니므로 그 무엇도 진짜가 될 수 없을 겁니다. ‘모호함이야말로 갈매기의 미덕 중 하나라 배웠습니다. 하지만, 마음 한구석엔 늘 갈매기와 그 인물들의 이야기가 풀지 못한 숙제처럼 제 안에 깊이 남아있었습니다. 무척 사랑했기 때문일 겁니다.

삶의 순간순간 갈매기의 인물들은 제게 말을 걸어왔습니다. 오늘 저는 애초에 세상에 없을 그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그토록 오랜 시간 저를 웃게 하고, 울리게 했던 그들의 이야기를요. 무척 고민했습니다. 그리고 오늘을 살고 있는 제가 이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는, 인물과 제가 맞닿아 있는 지점을 깊이 들여다보아야 한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고통스럽지만, 솔직하게 그것을 꺼내야한다는 것을요. 그래야만 애초에 존재하지 않을 이야기이지만, 누군가의 가슴에 닿아 한순간만이나마 진짜 이야기로 존재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용기를 내야했습니다. 여기 체홉의 이야기가 있고, 제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리고 어쩌면.... 여러분의 이야기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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