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오진희 '기초생활 법에 의거한 신지식인 만들기''

clint 2020. 8. 9. 17:27

 

 

 

기초생활 법에 의거한 신지식인 만들기는 우리 곁에 언제 어떻게 전체주의가

군림할지 알 수 없다는 섬뜩한 경고에 다름 아니다.

 

이빨이 아파서 치과에 찾아간 한 남자는 새로운 치아보건법에 의거 어금니와 사랑니를 모두 뽑힌다.

그리고 송곳니는 날카롭게 갈린다.

그러나 마지막에 사랑니를 뽑는데 뿌리가 깊어 애를 먹고 간신히 치과수술을 마치는데...

눈을 가리고 있어서 그런 줄 알았는데 눈이 안 보인다.

바로 옆에 안과가 있다고 그곳에 가는데 거기서도 눈 수술을 당한다.

수술이 잘됐다고 하는데 일주일 후에 오란다.

남자는 절규하며 막이 내린다.

 

나치 강제수용소 출신 치과의사에게 치과 진료기로 고문을 당하는 영화 마라톤 맨> (1978)의 한 장면과, 국가주도로 만든 시민들의 선의를 모으는 시설 헌혈의 집이 사실은 시민들을 통제하기 위한 고도의 공작이었다는 <비닐하우스> (오태석 작)를 떠올리며 아픈 사람을 편하게 치료하는 것이 아니고 고문을 하거나 보건법에 의해 구속하는 사회를 우회적으로 풍자하는 작품이라 하겠다.

 

 

오진희 작가

경희대 국문과, 서울예대 극작과, 중앙대 연극과(석사), 경희대 대학원(민속학 박사)에서 공부했다. 1996년 고황문학상, 2000년 예장문학상을 수상했으며, 2008~2012년까지 극단 목화레퍼토리의 기획 및 조연출을 맡았다. 2017년 문화체육관광부의 창작기금을 받아 연극 「개를 찾습니다」를 무대에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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