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은 '순수한 아이들의 사랑'을 그린 황순원의 [소나기]에 대비하여 '상처받은 어른들의 사랑'을 그린 이야기로써 소나기가 내리는 날에 만나게 된다는 모티브로 [소나기2]라는 제목을 붙이게 되었단다. '인간의 아픔은 어떻게 치유 되어야 하는가? 라는 질문을 통해 네 명의 남녀가 만나고 아픔을 털어놓고 또 서로의 아픔을 치유하는 과정을 풀어나가 보는 이 이야기는 결국 자신의 아픔을 극복하는 것만이 아니라 타인의 상처를 바라보고 보듬어줄 수 있을 때 온전한 치유가 된다는 것을 말하고자 한다. '비'라는 것은 인간에게 '피해야 하는 것'으로 인식되지만 '피할 수 없는 것'이 될 수도 있고 결국 그렇기 때문에 비를 함께 맞는다는 것은 인간이 서로를 따뜻하게 감싸주어야 할 매개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갑자기 내리는 비, 즉 소나기는 황순원의 소설처럼 '인연'이라는 의미에서 더더욱 발전하여 상처로부터의 '치유'라는 상징이 될 수 있다고 보여 진다.
<줄거리>
에피소드1.
어느 오후, 외국에서 5년간 살다 방금 귀국한 윤식은 예전에 자주 가던 카페의 테라스에 앉아 커피 한 잔을 시켜놓고 낮잠을 자고 있다가 갑자기 쏟아지는 소나기를 피해 자리를 옮긴다. 문득 카페 앞에서 비를 맞고 서 있는 송이를 발견한 윤식은 송이가 걱정돼 안으로 데리고 들어가려 하나, 꼼짝도 않고 서있다. 잠시 후 비가 그치고 괴로운 듯한 표정의 송이가 죽으려고 떠나려는 것을 직감한 윤식은 자신의 괴로운 처지를 먼저 털어놓는다. 5년 전 달리는 차안에서 부부싸움을 하다가 사고로 아내와 딸을 모두 잃고서 죄책감 때문에 자살을 시도했지만 실패하여 한국을 떠났다가 다시 돌아왔다는 것이다. 의외로 자신처럼 괴로움이 큰 윤식의 이야기를 듣고 송이 역시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 놓는다. 의지할 곳 없는 처지임을 알게 된 그들은 잠시 동안 서로를 위로해 주며 살기로 약속한다.
에피소드2.
여자 친구의 원룸에서 그녀의 생일파티를 준비하는 20대의 시원은 여자 친구가 돌아오는 소리가 들리자 얼른 불을 끄고 케잌을 준비하여 문을 열고 들어오는 그녀에게 다가간다. 하지만 그의 눈앞에 서있는 집주인은 여자 친구가 아닐 뿐 아니라 전혀 알지 못하는 30대의 정아이다. 깜짝 놀란 둘은 서로를 의심하며 현재 상황의 이유를 따져보고, 시원의 여자 친구가 시원에게 알리지 않은 채 이사를 가버렸다는 것을 알게 된다. 시원의 얘기를 들어본 정아는 여자 친구가 시원을 이용하여 돈을 빌리고 도망가 버렸음을 확신하게 되고 이를 부인하던 시원은 결국 받아들일 수밖에 없게 된다. 떠나려는 시원 앞에서 역시 동병상련의 괴로운 처지를 느낀 정아 역시 그를 잠시 붙잡고 자신의 얘기를 털어놓게 된다. 정아는 결혼에 자신의 모든 것을 걸었다가 부도덕한 남편을 만나서 폭력에 시달리다 결국 이혼하게 된 사실을 얘기해준다. 연민과 동정으로 서로를 바라보게 된 두 사람은 헤어지려 하다가 갑자기 내리는 빗소리를 들으며 서로에 대한 마음을 새삼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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