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가교) 89회 공연 작품
자살 나무가 서있는 언덕에서 김석호와 최종수가 자리 자툼으로 서로 싸운다. 젊었을 때 곡예사로 활약하다 불구가 된 늙은 김석호와 젊은 간질병 환자인 최종수의 우스운 싸움에 정신병 환자인 이순옥이 끼어든다. 이순옥은 누군가 자살 나무에 목을 매달아 죽으면 다른 모든 사람들이 복을 받는다는 전설을 믿으며, 죽으러 왔다가 밧줄이 없어 못 죽는 사람이 있을까봐 밧줄을 항상 갖고 다닌다. 셋은 더위와 배고픔에서 자신들을 구해줄 자살할 사람을 기다리지만 아무도 자살하러 오지 않는다. 김석호는 자신이 평생동안 남을 위해 한 일이 아무것도 없음을 깨닫고 다른 사람을 위해 자살하려고 한다. 그의 행동에 감동된 최종수와 이순옥은 자신들의 물과 빵을 김석호에게 전부 준다. 배가 불러진 김석호는 생각이 바뀌어 자살은 하지않고 그들에게 먹을것을 계속 가져오라고 강요한다. 김석호의 행동에 실망한 최종수는 자기라도 자살 해서 이순옥을 잘 살게 해 주려고 하는데 그녀는 이젠 아무도 믿을 수 없다며 그를 몽둥이로 때려 쓰러뜨린다.
<자살나무>에서는 전설속의 옛 이야기를 섞어 우화적 특성을 드러낸다. 목 매어 자살한 사람이 사용한 끈을 삶아 먹으면 만병이 통치된다는 속설을 중심으로 고통스러운 사람들의 고통스러운 이야기를 엮어놓았다. 작품 속의 인물들은 무언가를 끊임없이 기다린다. 이들의 기다림이란 누구를 기다리는지 무엇을 기다리는지도 모르는 그런 상태가 아닌 그들을 구원해줄 구체적인 한 인간을 기다린다. 과연 구원이란 밖에서부터 오는 건지 아니면 자체 내에서 해결해내야 하는 건지 그들은 그것을 해결해낼 힘이 없어 매번 반복되는 기다림을 되풀이할 뿐이다. 작품 속의 인물들은 하나같이 기다림을 목적으로 한다. 자살나무가 서있는 언덕에서 젊었을 때 곡예사로 활약하다 불구가 된 늙은 김석호와 젊은 간질병 환자인 최종수의 우스운 싸움에 정신병 환자인 이순옥이 끼어든다. 순옥은 누군가 자살나무에 목을 매달아 죽으면 다른 모든 사람이 복을 받는다는 전설을 믿으며, 죽으러 왔다가 밧줄이 없어 못 죽는 사람이 있을까봐 밧줄을 항상 갖고 다닌다. 셋은 더위와 배고픔에서 자신들을 구해줄 자살할 사람을 기다리지만 아무도 자살하러 오지 않는다. 결국, 희망이란 자신이 만들어 놓은 한낱 허상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작가는 인간 본연의 욕망과 본능 앞에서 무릎을 꿇는 인간의 희생정신이나 의지를 자살나무의 전설을 통해 우화극으로 풀어낸다. <자살나무>의 인물들은 모두 몸이 병든 불구이다. 그러나 그들은 몸만 병든 불구가 아니라 정신까지 병들어버린 치유 불가능한 불구자인 것이다. 한번 상처 입은 마음은 또 다른 불신을 낳고 결국 그 불신은 돌이킬 수 없는 비극을 낳는다. 작가는 인간의 희망을 짓밟는 것은 자신들의 이기심이라는 것을 말하고 있다.
정복근
1946년 청주에서 태어났다. 중앙대학교 국문과를 중퇴했다. 혼자서 습작을 하다가 1974년 극단 가교의 이승규 대표를 만나 가교의 극본 작가로 기용되었다. 197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여우>로 등단했으며, 이후 30여 편의 작품을 발표했다. <실비명>으로 1989년 제13회 서울연극제 대상과 백상예술대상 희곡상, <이런 노래>로 1994년 제18회 서울연극제 희곡상을 수상했다. 주요 작품에는 <위기의 여자>, <웬일이세요, 당신?>, <덕혜옹주>, <나, 김수임> 등이 있다
'한국희곡'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근삼 '이런 사람, 허생이야기 ' (1) | 2017.02.08 |
---|---|
정복근 모노드라마 '웬일이세요, 당신 ' (0) | 2017.02.08 |
정복근 '지킴이' (1) | 2017.02.08 |
오태영 '평전 비형' (1) | 2017.02.08 |
황석영 '어둠의자식들' (1) | 2017.02.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