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조원석 '아버지가 사라졌다'

clint 2016. 11. 8. 07:31

 

 

 

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목사인 아버지로부터 10여년 간에 걸쳐 성폭행 당했다는 딸의 증언으로 인해 84년의 실형을 선고받은 아버지는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면서도 딸에게 결코 항소할 수 없다며 포기하고 만다. 그러나, 이 사건에 의문을 품은 한국인 변호사인 제시카는 숨겨진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아버지를 설득하여 항소하게 된다. 딸들은 법정에서 자신의 아버지에 대해 아들을 낳기 위해 한 번의 동거와 두 번의 결혼을 하면서까지 여섯의 아이를 둔, 아들을 낳지 못한 제 어머니를 버리고 자식들에게 무자비한 폭력을 가한 파렴치하고 증오스러운 인물로 진술하고 있다. 그러나 변호사인 제시카는 아버지의 행동이 비록 폭력적이고 가부장적이긴 하나 자식들을 위하는 마음에서 우러난 과잉보호임을 내세우며 미국사회는 물론 그의 딸들조차 한국의 문화와 한국의 아버지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며 항변한다. 극은 법정이라는 공간을 통해 근친상간이라는 경악을 금치 못할 범죄를 다루면서 미국과 한국의 문화적 충돌에 이의를 제기하고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가에 대한 집요한 진실 공방을 벌인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해체되고 파괴되어가는 한 가족의 안타까운 이야기가 숨겨져 있다. 더불어 인간의 평등이 끊임없이 회자되고 있는 오늘의 사회 속, 여전히 남성에 의해 짓밟히고 억압당하고 있는 여성들의 존엄과 가치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연극<아버지가 사라졌다>는 한국인 이민 가정의 불행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미국으로 이민 간 한국인 아버지가 딸을 성폭행했다는 이유로 기소되어 84년형의 선고를 받은 사건에서 소재를 따왔다.
이 작품에서는 성폭행의 문제를 벗어나 다인종국가라는 미국에서 소수민족의 문화적 충돌을 그렸다. 그리고 이러한 문화적 충돌 속에서 필연적으로 일어나는 전통적 의미의 가족관계의 해체 과정을 그렸다. ‘아이는 필요 없고 수입은 두 배를 원하는’ 이른바 딩크족 등으로 대표되는 우리 젊은이들의 사고방식과 함께 가족관계의 해체가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다. 결혼은 ‘두 이기주의의 야합’이 되어버리고 가정은 가족 구성원이 ‘함께 사는 것’이 아니라 ‘함께 있는 곳’이란 장소적 개념으로 전락하였다. 이런 현실을 애써 외면하는 상황에서<아버지가 사라졌다>는 우리의 가족과 가정의 현주소를 짚어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

 

 

 

작가 : 조 원 석
현 한서대학교 예술학부 영상예술학과 교수
<前 KBS 라디오제작본부장><대표작품>서울연극제 공식참가작-<어느 족보가 그 빛을 더하랴>서울국제 연극제 공식 참가작 -<술래잡기>서울연극제 공식참가작 -<박사를 찾아서><귀로><훈장><자유에 관한 마지막 보고서><컴퓨터개론><오렌지카운티에서 생긴 일>외 다수
<수상경력>한국 방송대상 최우수 작품상 외 방송대상 5회 수상
ABO (아시아태평양지역 방송연맹) 프로그램 콘테스트 대상 및 특별상 수상